넥센 선수단, 올해 모토도 '잘 쉬기'

[류한준기자] 넥센 히어로즈는 지난 시즌 KBO리그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창단 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며 강팀으로 거듭난 것이다.

그런데 염경엽 넥센 감독은 선수들에게 '휴식의 중요성'을 여러 번 강조했다. 마냥 쉬라는 건 아니다. 염 감독은 "최상의 컨디션으로 경기를 뛰기 위해서는 어떻게 쉬느냐도 중요하다"고 했다. 잘 쉬어야 그라운드에서 좋은 경기력을 선보일 수 있다는 의미다.

넥센은 정규시즌 2위를 차지했고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거두며 좋은 성적으로 '휴식 관리'의 효과를 입증했다. 올 시즌에도 넥센의 이런 기조는 변함 없다.

염 감독은 "사실상 시즌의 시작은 스프링캠프부터"라며 "그 때부터 선수들에게 휴식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넥센은 미국 애리조나 1차 캠프에서 자율훈련에 방점을 찍었다.

선수들은 개인 훈련 위주로 캠프를 치렀다. 염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선수들이 스스로 일정을 정하고 훈련량을 조절하기를 바랐고 선수들도 무리없이 캠프 일정을 소화했다.

단, 규칙은 있다. 염 감독이 선수들에게 먼저 일일이 휴식을 지시하진 않는다. 이지풍 트레이닝 코치가 선수들의 몸상태와 컨디션 등을 살핀 뒤 주장 이택근을 통해 전달한다.

염 감독은 "그래야 선수들이 코칭스태프의 눈치를 안보고 편히 쉴 수 있다"고 웃었다.

물론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염 감독은 "팀을 운영하다보니 문제점도 있긴 하다"며 "어린 선수들의 경우 휴식이 먼저라고 생각을 하기도 하더라"고 말했다. 아무래도 경험이 부족한 젊은 선수들은 스스로 관리하는데 한계가 있는 것이다.

가이드라인은 있다. 염 감독은 "신인급 선수들이, 예를 들어 팀의 주축선수들인 서건창 박병호처럼 쉴 순 없지 않느냐"며 "어린 선수들의 눈에는 (서)건창이와 (박)병호가 훈련을 잘 안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능력과 소질을 갖췄다고 하더라도 노력이 따라주지 않으면 현재 위치에 있을 수 없다. 두 선수는 누구보다 그런 점을 잘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염 감독은 "아직 가야 할 길은 멀지만 지난 시즌 '쉽게 무너지지 않는' 팀 컬러를 어느 정도는 입히는데 성공했다고 본다"며 "휴식이 이 부분에도 많은 도움을 준 것이 사실이다. 어린 선수들이 오해를 하지 않도록 잘 관리를 하는게 코칭스태프의 몫"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