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LG 트윈스에 '멘토 스쿨'이 열렸다. 후배들이 먼저 나서서 선배들의 장점을 흡수하려 하고 있다.
어느 조직이나 배울 것이 많은 선배가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그러나 선배들의 좋은 점이 반드시 후배들에게 대물림 되는 것은 아니다. 선배와 후배가 모두 가르치고 배울 마음의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LA 다저스에서 '코리안 몬스터'로 활약하고 있는 류현진도 신인 시절부터 구대성, 송진우 등 전설적인 팀 선배들에게 많은 것을 배우며 성장했다. 류현진이 먼저 선배들을 괴롭히며(?) 배움을 추구했고, 선배들도 기꺼이 자신의 가진 것을 류현진에게 나눠줬다.
LG에도 최근 긍정적인 변화가 눈에 띈다. 투수 쪽에서는 정찬헌, 야수 쪽에서는 오지환이 선배들 중 '멘토'를 찾았다. 정찬헌은 이동현, 오지환은 박용택을 보고 배우는 중. 두 선수는 폼까지 선배들과 비슷하게 변해가고 있다.
◆이동현 닮은꼴 정찬헌
정찬헌은 오른팔을 아래로 한 번 늘어뜨린 뒤 공을 던지는 폼을 몸에 익히고 있다. 이동현과 비슷한 투구 폼이다. 정찬헌은 "밸런스가 흔들릴 때마다 이동현 선배님에게 여러가지를 물어본다"고 말한다.
이동현은 "처음에는 좀 걱정이 됐다. 난 팔꿈치 수술을 한 뒤 몸에 맞는 폼을 찾다가 지금의 폼을 찾았는데 밸런스를 잡기 힘든 폼"이라며 "반동 없이 던지는 폼이기 때문에 팔에 데미지는 적게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정)찬헌이도 완전히 자기 폼을 만들기 위해서는 앞으로 더 노력해야 한다"고 정찬헌에게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26일 요코하마와의 연습경기에서 첫 실전 등판을 마친 정찬헌은 마운드를 내려간 뒤 곧바로 선배 이동현을 찾았다. 정찬헌의 투구를 유심히 지켜봤던 이동현도 정찬헌에게 정성을 다해 조언을 했다. 올 시즌 불펜에서 힘을 합쳐야 하는 두 선수는 그렇게 한 걸음 더 서로에게 가까워졌다.
◆박용택 닮은꼴 오지환
오지환도 타격폼에 큰 변화를 줬다. 타격 준비 시 방망이의 위치와 오른발의 스트라이드 폭이 예전과 달라졌다. 무릎까지 스타킹을 올려신던 농군패션에서도 벗어나 유니폼 하의를 스파이크 위까지 내렸다. 멀리서 보면 영락없는 박용택의 타격폼이다.
오지환은 타격폼을 바꾼 뒤 출발이 좋다. 25일 요미우리와의 연습경기에서는 투런홈런 포함 5타수 3안타 3타점 맹활약을 펼쳤다. 오지환은 "타격폼을 수정 중인데 느낌이 좋다"며 "적응이 빠르게 되는 것 같아 기분이 괜찮다"고 말했다.
오지환의 타격폼이 자신과 비슷해진 것이 박용택도 싫지 않은 눈치. 박용택은 "(오)지환이가 스스로 노찬엽 코치님과 상의해 타격폼을 바꿨다고 하더라. 그 뒤로 가끔 나한테 물어보는 경우가 많은데 그 때마다 잘 가르쳐주고 있다"며 "타격폼 변경 뒤에 방망이가 나가는 길이 좋아졌다"고 칭찬했다.
올 시즌 오지환은 지난 시즌 중반까지 박용택이 맡았던 톱타자 요원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박용택은 중심타선에 배치될 전망. 오지환이 폼 뿐만 아니라 타격 능력까지 박용택을 닮게 된다면 LG 타선에는 무게감이 더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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