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가 본격적으로 개막했다. 한국인 메이저리거들에게 올 시즌은 여러모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빅리그 3년차를 맞는 류현진(28·LA 다저스)은 첫 두 시즌의 한계를 뛰어넘어야 하고, 추신수(33·텍사스 레인저스)는 지난 시즌의 악몽에서 벗어나야 한다. 메이저리그가 기지개를 켜는 현 시점, 이들의 과제를 점검해봤다.
◆'200이닝을 향해' 류현진
14승7패, 평균자책점 3.17. 172이닝 탈삼진 146개, WHIP 1.19. 류현진의 지난 2년 평균 성적이다. 30경기에 등판한 2013년(14승8패 3.00)이나 26경기에 나선 2014년(14승7패 3.38)이나 성적에 큰 차이가 없다. 기복이 없는 꾸준함을 보여준 점은 높이 평가되지만 바꿔 말하면 한계도 뚜렷했다는 얘기가 된다. 다승이야 타선의 지원이란 '조건'이 걸려 있으니 불가항력의 영역이지만 투구 이닝(192→152)이 크게 줄어든 점은 적지 않은 근심거리다.
내셔널리그로 범위를 좁히면 13명으로 줄어든다. 다저스에선 잭 그레인키(202.1이닝) 한 명 뿐이다. 사이영상에 빛나는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는 198.1이닝을 기록했다. 류현진이 200이닝을 실제로 던질 수 있다면 단숨에 리그에서 손꼽히는 엘리트 투수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지난 2년간의 투구로 꾸준함과 안정감을 인정받은 그가 내구성(durability)까지 더해진다면 그 위력이 어떨지는 상상하기 어렵다. 류현진은 자신이 부족한 것, 해야 하는 것을 명확하게 알고 있다. 이번 스프링캠프가 기대되는 이유다.
◆'명예회복을 위해' 추신수
악몽같은 2014년은 갔다. 정확히 1년 전 그는 메이저리그 스토브리그를 화끈하게 달궜다. 7년 1억3천만달러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에 텍사스 유니폼을 입으며 '인생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불과 한 시즌 뒤 그의 위상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달라졌다. 큰 기대를 한 몸에 받고 나선 데뷔시즌을 이해하기 어려운 부진으로 망쳤다. 타율(0.285→0.242) 출루율(0.423→0.340) 장타율(0.462→0.340) 등 주요 수치가 크게 크게 떨어졌다. 홈런(21→13) 득점(107→58) 볼넷(112→58) 등 누적 통계도 반토막 났다.
댈러스 및 알링턴 현지 언론에선 추신수의 예상 타순이 화제이지만 팀에서는 선수단을 이끌 '리더' 역할을 주문하고 있다. 제프 배니스터 감독은 "추신수는 승리를 원한다. 그는 팀플레이어로서 강력하면서 팀워크가 단단한 팀을 만들고 싶어한다"며 큰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그는 이번 좌익수에서 추신수에게 익숙한 우익수로 포지션을 바꿔줄 생각이다. 추신수는 누구보다 자존심이 강하기로 유명하다. 큰 계약을 이끌어냈다는 것에 안주하지 않을 선수로 꼽힌다. 절치부심, 와신상담의 자세로 기나긴 겨울을 보낸 추신수가 과연 재기에 성공할지, 올 시즌 메이저리그의 가장 큰 관전포인트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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