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구도 기미야스(52) 소프트뱅크 감독이 우치카와 세이치(33)의 타순을 놓고 의미심장한 발언을 내놓았다.
일본 스포츠닛폰은 16일 구도 감독이 우치카와의 특타 훈련에 직접 배팅볼을 던져준 소식을 비중있게 전했다. 구도 감독은 현역 시절 통산 224승을 올린 레전드 좌완 투수였고, 우치카와는 7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 중인 현역 최고의 우타자다.
감독과 선수로 만난 두 선수가 마운드와 타석에서 마주섰으니 일본 언론에서는 관심을 가질 만했다. 구도 감독은 이날 처음 마운드에 올라 약 15분간 89개의 공을 던졌고, 우치카와는 그 중 15개를 담장 너머로 날려보냈다. 은퇴 후 4년이나 지났지만 구도 감독의 제구력은 여전했다는 것이 스포츠닛폰의 설명이다.
구도 감독은 "볼 궤적에 따라 배트가 자연스럽게 나온다"며 "헛스윙을 유도하는 것이 어려운 느낌"이라고 우치카와의 타격 기술을 칭찬했다. 우치카와는 현역 시절의 구도 감독을 상대로 12타수 3안타(타율 2할5푼) 1홈런을 기록했다.
우치카와는 "기뻤다. 볼 회전이 좋았기 때문에 가볍게 던진 것처럼 보이지만 볼 끝이 좋았다"며 "오늘은 내가 가장 기분 좋은 것 아닌가"라고 대선배이자 팀의 사령탑이 된 구도 감독의 배팅볼을 친 것에 대한 감격스러움을 전했다.
구도 감독의 마지막 말이 의미심장하다. 구도 감독은 "저렇게 안타를 잘 칠 수 있는 타자이기 때문에 4번으로 써도 좋을텐데"라고 말했다. 일단 구도 감독은 우치카와를 3번으로 기용할 계획. 자연히 4번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이대호(33)의 자리다.
하지만 감독의 입에서 나온 묘한 뉘앙스의 말은 우치카와와 이대호의 4번 경쟁을 예고하는 것일 수도 있다. 지난해부터 일본 언론에서는 홈런과 타점, 득점권 타율이 기대 이하였던 이대호의 4번타자 기용에 의문을 표시해왔다. 시즌 종료 후에는 우치카와 스스로 4번타자 자리에 욕심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해 이대호는 19홈런 68타점 득점권타율 2할4푼4리를 기록했다. 반면 우치카와는 18홈런 74타점 득점권타율 3할3푼1리의 성적을 남겼다. 아직까지 소프트뱅크의 4번타자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이대호지만, 올 시즌 좀 더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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