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올 시즌 포항 스틸러스 축구의 핵은 수비다. 수비 강화에 모든 공을 들이고 있다.
황선홍 감독은 터키 벨렉 전지훈련에서 지난 두 시즌 동안 없었던 비디오 미팅 시간을 자주 갖고 있다. 지난 11일까지 벌써 세 차례나 선수들과 연습경기 장면을 비디오로 돌려보며 분석에 열을 올렸다. 빌드업 과정에서 상대 압박에 수비가 흔들려 볼을 돌리다가 실점하는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개선 방향 찾기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 포항의 기본 틀은 4-2-3-1 포메이션에 기반을 둔 짧은 패싱 축구였다. 후방에서 빌드업이 원활하게 이뤄지니 공격까지도 어떻게든 이어졌다. 제로톱 등 다양한 전술로 움직이는 것도 가능했다.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미드필드에서 김재성, 황진성이 빠져나갔고 수비에서도 김형일이 없다. 좌우 풀백 박희철과 신광훈은 군 복무를 위해 안산 경찰청에 입대했다. 중앙 수비수 김광석은 부상으로 3월 말에나 복귀할 수 있다.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다. 공격진 보강과 달리 수비에서는 인상적인 선수 영입도 없다. 특히 풀백 부재가 커 보인다. 그나마 박선주가 왼쪽 풀백으로 자리 잡으면서 김대호를 김광석 복귀 전까지 중앙 수비수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오른쪽은 아직 고민이다. 박선용을 집중적으로 실험하고 있지만, 상대의 피지컬에 밀리는 경우가 많았다. 신인 이남규는 경험 부족이라는 약점이 있다는 것이 포항 자체 평가다. 측면에서 공격 가담과 수비로 재미를 봤던 포항에는 해결해야 할 어려운 부분이다.
수비가 안정적이지 못하니 중앙 미드필더들의 고충이 크다. 포항은 A, B팀으로 나눠 연습경기를 진행하고 있는데 수비력이 좋은 황지수와 김태수가 전체를 조율하고 있다.
그나마 유럽팀과 경기 경험이 있는 A팀의 경우 축이 크게 흔들리지 않지만 B팀은 다르다. 김태수가 막고 지시하고 공격 전개를 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유럽 선수들의 피지컬에 눌려 기를 쓰지 못한 신인들의 자신감도 찾아줘야 한다.
황선홍 감독은 최적의 수비 조합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수첩에 수없이 선수 조합을 그려가며 무엇이 정답인지를 찾고 있다. 김원일을 축으로 한 수비에 파트너로 풀백 김대호를 전환시키느냐, 배슬기 또는 김준수냐를 놓고 계속 시험해 보고 있다.
포항 주장 황지수는 "2~3년 전 전지훈련에서 유럼팀들을 상대로 3-0, 4-0으로 이기던 시절은 지나간 지 오래됐다. 연습경기에서 실점하면서 보완점을 찾고 있다. 조금 늦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안정감은 찾아질 것으로 본다"라며 지속적으로 수비 호흡을 맞춰나가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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