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현대캐피탈은 8일 열린 대한항공과 맞대결에서 3-0으로 이겼다. 승점 3을 얻은 현대캐피탈은 12승 15패 승점 40이 됐다. 3위 한국전력(16승 10패 승점 44), 4위 대한항공(14승 13패 승점 43)과 격차를 좁혔다.
현대캐피탈에게 이날 대한항공전은 매우 중요했다. 만약 패했다면 '봄배구'와는 점점 더 멀어질 수 있었다.
현대캐피탈이 올 시즌 예상과 달리 고전을 하는 가운데도 희망을 안기는 선수가 있다. 신인 세터 이승원이다. 그는 대한항공전에서도 주전 세터로 기용됐다.
이승원은 이날 세트 성공률 53.06%를 기록했다. 대한항공 강민웅이 나타낸 세트 성공률 51.31%를 앞섰다. 이승원은 한국 남자배구 명세터 계보를 이었던 두 명의 베테랑 최태웅, 권영민을 제치고 당당히 현대캐피탈의 선발 세터로 활약하고 있는 것이다.
이승원이 주전 기회를 잡은 데는 두 세터가 동반 부진에 빠진 탓도 있다. 최태웅은 발목 수술 후유증이 아직 남아있다. 권영민도 슬럼프가 길어지면서 제 컨디션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김호철 감독은 이승원에게 기회를 줬고 그는 찾아온 기회를 잘 살리고 있다. 기대주 후배의 등장에 최태웅은 "발전 가능성이 정말 많은 선수"라며 "또래 세터들 중 단연 넘버원"이라고 칭찬했다.
이승원 외에 올 시즌 V리그에는 유독 신인 세터들이 코트에 나오는 시간이 늘었다. 황승빈(대한항공)과 노재욱(LIG 손해보험) 등이 대표적인 경우다.
최태웅은 "주전으로 뛴다는 건 사실상 내겐 욕심"이라며 "(이)승원이가 흔들릴 때 대신 코트로 들어가 정리를 하고 안정을 시키는 게 내 역할"이라고 자신이 백업 세터가 된 현실을 인정했다.
8일 대한항공전에서는 최태웅을 대신해 권영민이 백업 역할을 맡았다. 권영민은 3세트 중반 코트에 들어가 이승원을 대신해 경기를 마무리했다.
최태웅은 "올 시즌 뛴 경험이 승원이에게는 분명히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신인답지 않게 배짱도 두둑한 편이다. 대성할 자질이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승원에겐 대형 세터로 클 수 있는 조건이 갖춰져 있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최태웅과 권영민이 팀 선배로 함께하고 역시 명 세터 출신인 김호철 감독이 팀 지휘봉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최태웅은 "세터 자리가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되는 것 같아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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