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팀 강등과 부상 등으로 운신의 폭이 좁았던 이청용(27, 크리스탈 팰리스)이 어렵게 프리미어리그로 돌아왔다.
3일 오전 8시(한국시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겨울 이적 시장의 문이 닫혔다. 크리스탈 팰리스, 헐 시티, 스토크시티(이상 잉글랜드), 피오렌티나(이탈리아) 등의 관심을 받았던 이청용은 이직 시장 마감을 앞두고 크리스탈 팰리스 입단 소식을 알렸다.
계약기간은 2018년 6월까지 3년이다. 이적료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100만 파운드(16억5천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이청용은 볼턴 원더러스 시절인 2011~2012 시즌 종료 후 팀이 챔피언십(2부리그)으로 강등된 뒤 3년 만에 프리미어리그 무대로 돌아왔다. 기성용(스완지시티), 윤석영(퀸즈 파크 레인저스)에 이어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3번째 한국인 선수가 됐다.
이청용 이적의 관건은 메디컬테스트였다. 데일리 메일 등 현지 언론은 이청용이 크리스탈 팰리스와 계약이 임박한 상황에서 메디컬테스트 통과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청용은 2015 호주 아시안컵에 대표로 출전했다가 지난달 10일 오만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상대의 거친 태클에 오른 정강이와 발목 사이에 실금이 가는 부상을 당했다. 3주 정도의 회복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따랐기 때문에 이적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우려의 시선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무난하게 메디컬테스트를 통과하며 이적을 확정했다.
그동안 이청용에게는 프리미어리거로 계속 활약할 기회가 없었던 것이 아니다. 그런데 2011~2012 시즌을 앞두고 프리시즌에서 오른쪽 정강이 복합 골절이라는 큰 부상을 당한 것에 발목이 잡혔다. 팀의 핵심 전력인 이청용이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볼턴은 프리미어리그 잔류에 실패해 챔피언십으로 떨어졌다.
챔피언십에 내려간 볼턴이 2시즌 연속 승격에 실패해 이청용의 아까운 기량이 묻힌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럴 때마다 이청용은 볼턴과 함께 하며 승격을 돕겠다면서 팀과의 의리를 지켰다. 이번 크리스탈 팰리스 이적은 올 여름이면 볼턴과 계약이 만료되는 상황에서 볼턴이 이적료라도 챙기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이청용을 시장에 내놓은 결과였다.
크리스탈 팰리스에는 국내 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선수들이 많다.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한국과 겨뤘던 호주의 미드필더 마일 제디낙을 비롯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온 이청용의 이적 동기생 윌프레드 자하 등이 있다.
이제 이청용은 크리스탈 팰리스에서 생존 경쟁을 해야 한다. 이청용이 주로 뛰는 오른쪽 날개에는 제임슨 펀천이 주전으로 뛰고 있다. 펀천은 올 시즌 17경기에서 3골을 기록 중이다. 왼발잡이라는 특징이 있다. 다만 경고가 6장에 퇴장이 1번으로 플레이가 부드럽지 못하다는 평가다.
왼쪽에는 야닉 볼라시가 버티고 있다. 볼라시는 현재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콩고 민주공화국 대표팀에 불려가 있다. 올 시즌 크리스탈 팰리스에서는 19경기에 나섰고 지난 3시즌 동안 주전으로 활약했다.
이청용의 입장에서는 경쟁력을 입증하는 것이 절실하다. 볼턴에서 부동의 오른쪽 날개이면서도 올 시즌 공격형 미드필더로 변신해 성공적인 경기력을 보여주는 등 재능은 충분하다. 앨런 파듀 감독의 성향을 파악해 빨리 새 팀에 적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13위로 중하위권인 팀 성적을 끌어올리는데 일조해야 한다. 강등권인 18위 번리와는 승점 차가 4점밖에 나지 않는다. 크리스탈 팰리스가 자주 챔피언십을 오가는 팀이라는 점에서 이청용의 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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