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차미네이터' 차두리(35, FC서울)가 국가대표팀의 일원으로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이제 대표팀은 차두리의 후계자를 찾아야 한다.
차두리는 지난달 31일 열린 2015 아시안컵 호주와의 결승전을 끝으로 국가대표에서 사실상 은퇴했다. 총 75회의 A매치를 치른 차두리는 A매치 70회 이상을 치른 국가대표에게만 허락되는 '국가대표 은퇴식'을 치를 자격도 얻었다.
차두리의 은퇴와 함께 한국 대표팀은 그를 대체할 만한 강력한 오른쪽 풀백을 찾는 것이 과제가 됐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아시안컵을 통해 2011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은퇴한 이영표(현 KBS 해설위원)의 그림자를 지우고 김진수(호펜하임)라는 확실한 왼쪽 풀백 발굴에 성공했다. 또 이 자리에는 멀티플레이어 박주호(마인츠05)도 있고, 부상으로 소집되지 않았지만 윤석영(퀸즈 파크 레인저스)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오른쪽 풀백은 여전히 고민거리다. 차두리의 폭발적인 스피드를 앞세운 오버래핑은 팬들에게 너무나 강한 인상을 남겼다. 나이가 들면서 경기 전체를 보는 시야가 넓어졌고 수비 능력도 뛰어났다. 안정적인 수비력에 측면 돌파 후 올려주는 가로지르기(크로스)는 한국의 결승 진출에 소금과도 같은 역할을 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차두리 외에 김창수(가시와 레이솔)가 오른쪽 풀백으로 활용됐다. 김창수는 끈끈한 수비와 안정적인 공격 전개가 일품이지만 몸싸움에 다소 약하다는 아쉬움이 있다. 부상이 잦다 보니 꾸준히 경기력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았다. 지난해 가시와 레이솔에서도 14경기 출전에 그쳤다. 그 가운데 교체 출전이 7경기였다.
해법은 어느 정도 있다. 이미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해 12월 제주도 전지훈련에서 오른쪽 풀백 요원들을 확인했다. 임창우(대전 시티즌), 정동호(울산 현대) 등을 뽑아 기량을 점검했다. 이 외에도 군 입대한 이용(상주 상무)도 있다.
임창우의 경우 김진수와 함께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로 뛰었다. 경험을 갖춘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정동호는 끈기를 앞세워 지난해 20경기에 출전하며 프로 경험을 쌓았다. 요코하마 F마리노스(일본), 항저우 그린타운(중국) 등을 거치며 아시아 축구에 대한 적응력도 길렀다.
이용은 브라질월드컵 대표 출전 경험이 있다. 상주 상무에서 기량을 잘 유지한다면 언제든지 다시 대표팀에서 활용될 수 있다. 아시안컵에 함께했던 슈틸리케호 멤버 중 다수가 브라질월드컵의 실패를 지렛대 삼아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또 슈틸리케 감독은 챌린지(2부리그), U리그(대학)까지 관전하며 새 얼굴 찾기에 나서는 등 선수 발굴의 폭을 넓히고 있다. 이용도 충분히 다시 부름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이다. 기존의 김창수와 함께 '포스트 차두리'를 노리는 후보자들의 경쟁률은 치솟을 전망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김진수와 원톱 이정협(상주 상무)을 발굴하며 한국 축구에 희망을 심어 놓았다. 앞으로 K리그 관전 등을 통해 또 어떤 인물이 발탁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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