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한국 축구 대표팀의 결승 상대가 결정됐다.
오는 31일 시드니의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리는 2015 호주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한국이 만날 상대는 바로 호주다. 호주는 27일 열린 4강전에서 UAE를 2-0으로 꺾었다.
한국에게 호주는 까다로운 상대다. 호주는 아시아의 강호다. 월드컵에 꾸준히 출전하는 팀이고, 지난 2011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호주는 아시안컵 2개 대회 연속 결승에 진출하는 저력을 선보였다.
또 AFC(아시아축구연맹) 가맹국이기는 하지만 호주는 아시아의 '유럽'이라 불린다. 유럽과 같은 신체조건을 지녔고, 호주 대표팀의 많은 선수들이 유럽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다. 역대 전적에서도 한국은 호주에 25전 7승10무8패로 근소하게 열세다.
그리고 이번 호주와의 결승 대결이 더욱 까다로운 이유, 호주가 '개최국'이기 때문이다. 개최국은 분명 홈 이점을 가지고 있다. 경기장을 찾은 대부분의 관중들이 폭발적인 응원을 보내고, 선수들도 홈에서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어느 대회나 가장 까다로운 상대는 개최국이다.
호주가 개최국인 것이 한국 입장에서는 가장 신경 쓰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8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는 호주를 지지하는 노란색 물결이 넘칠 것이 자명하다. 한국은 그들에게 '나쁜 적'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심판 판정 등에서 어떤 홈 어드벤티지 변수가 등장할지 모를 일이다.
하지만 큰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일단 한국은 이미 개최국의 홈구장에서 개최국과 만나 이긴 경험이 있다. A조 조별예선 3차전에서 한국은 호주 팬들의 압도적인 응원 속에서도 1-0 승리를 거뒀다. 두 팀 모두 8강 진출을 확정지은 상황에서 만나 최상의 전력으로 맞붙지는 않았지만 호주의 홈구장 분위기를 느껴보고, 기선을 제압할 수 있는 승리를 거뒀다는 경험은 결승전에서도 한국에 큰 이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리고 개최국이라는 자격이 우승을 보장해주지 않는다. 그렇게 된다면 모든 대회는 대부분 개최국의 우승으로 끝났어야 한다. 축구는 그런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다. 지난 브라질 월드컵에서 그랬듯이 개최국도 처절히 몰락할 수 있는 것이 축구다.
아시안컵 역사를 돌아봐도 개최국이 아닌 팀들이 더 많은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개최국이 우승을 하지 못한 경우가 더 많았다는 말이다. 총 15번의 아시안컵에서 개최국 우승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6번에 그쳤다. 1960년 한국, 1964년 이스라엘, 1968년 이란, 1976년 이란, 1980년 쿠웨이트, 1992년 일본이 개최국 우승 경험을 가진 팀들이다.
나머지 9번의 대회는 개최국이 아닌, 아시아 최강의 가치를 지닌 팀들이 우승컵을 가져갔다.
또 개최국이 결승에 올라 준우승에 머문 경우도 두 차례 있었다. 1996년 UAE 대회에서 UAE는 결승까지 올랐지만 사우디아라비아에 우승컵을 내줬고, 2004년 중국 대회에서도 중국은 결승전에서 일본에 패배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따라서 개최국을 상대로 결승전을 치르게 됐지만 한국은 크게 부담 가질 필요가 없다. 조별리그에서 승리하며 조 1위를 차지, 이번 대회 내내 호주가 누리려 했던 유리한 일정과 경기장소 등을 점했던 것처럼, 결승전에서도 다시 한 번 개최국을 집요하게 괴롭히면 된다.
아시안컵 역사는 개최국에게 쉽게 우승컵을 허락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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