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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강 3일 전, 슈틸리케가 이정협 불러 했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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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던 대로 해라" 격려 받은 이정협, 결승골 넣고 한국 결승행 견인

[최용재기자] 이정협(상주 상무)이 가슴에 태극마크를 단 것은 '깜짝 발탁'이었다.

2015 호주 아시안컵 최종엔트리에 이정협이 이름을 올릴 때 축구팬들은 많이 놀랐다. 무명의 선수에다 상주 상무 소속으로 군인 신분의 선수였다. 그런데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이정협을 최종엔트리에 뽑았다. 한국축구의 대표적 공격수 박주영을 제외하고 이정협을 택한 것이다. 파격이었고 도전이었다.

당시 슈틸리케 감독은 "박주영을 뽑으면 감독으로서 더 편안하게 경기를 치를 수 있다. 하지만 이정협을 선택했다. 이정협이 어떤 경기력을 보여주는지는 내가 책임을 질 일이다"라며 자신이 발굴한 이정협을 향한 믿음을 드러냈다.

슈틸리케 감독의 신뢰에 이정협은 골로 보답했다. 슈틸리케 감독의 도전적인 선택은 박수를 받았다. 지난 17일 열린 A조 3차전 호주와의 경기에서 이정협은 선제 결승골을 넣으며 한국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이 승리로 한국은 A조 1위에 올라설 수 있었고, 한결 유리한 일정 속에 대회를 치를 수 있었다.

이정협은 8강전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선발로 나섰다. 하지만 그는 위력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8강전에서 전후반 90분 동안 골을 넣지 못한 한국은 연장전까지 가야 했고, 연장 끝에 손흥민의 두 골로 2-0으로 승리했다.

우즈베키스탄전이 끝나고 이정협은 마음이 무거웠다. 자신의 경기력이 좋지 못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대표팀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자책했고, 또 자신을 믿어준 슈틸리케 감독에게 죄송했다. 그래서 이정협은 고개를 숙여야만 했다.

8강전 장소였던 멜버른에서 4강 경기장이 있는 시드니로 이동했던 지난 23일, 이정협은 슈틸리케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시드니에 도착한 슈틸리케 감독은 이정협과의 면담 시간을 마련했다. 4강전이 열리기 3일 전이었다.

이정협의 무거운 마음을 달래주고, 이정협을 향한 신뢰를 다시 보여주고, 이정협에게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기 위한 면담이었다. 이 면담을 하고난 후 이정협은 다시 한 번 의지를 불태웠고, 다시 한 번 골을 노렸다. 슈틸리케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기어이 골을 넣었다. 이정협은 26일 열린 이라크와의 4강전에서 선제 결승골을 성공시켰다. 이정협의 골로 한국은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가 이라크에 2-0으로 승리, 27년 만에 아시안컵 결승에 진출했다. 이정협은 슈틸리케 감독의 믿음에 다시 보답했고, 슈틸리케 감독의 파격적 선택은 다시 한 번 찬사를 받았다.

그렇다면 그 날 면담에서 슈틸리케 감독은 이정협에게 어떤 말을 했을까. 슈틸리케 감독이 이정협을 최종엔트리에 발탁한 후 했던 말과 같은 말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정협을 불러 이렇게 말했다.

"넌 항상 하던 대로 해라. 편하게 부담 없이 해라. 잘 하든 못 하든 책임은 내가 진다."

조이뉴스24 시드니(호주)=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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