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강정호(28)가 드디어 한국 프로야구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첫 번째 야수로 기록됐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구단은 17일(이하 한국시간) 강정호와 4+1년 계약에 합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계약 총액은 4년 보장금액 1천100만달러+5년째 팀 옵션 550만달러 등 총 1천650만달러다. 지난 14일 한국을 떠나 피츠버그에 도착한 강정호는 15일부터 이틀간 신체검사를 받은 뒤 얼마 지나지 않아 계약서에 사인을 끝냈다.
현재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한국인 타자로는 추신수(33, 텍사스)가 있다. 과거에는 최희섭(현 KIA)이 빅리그에서 활약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한국 프로야구를 거치지 않고 곧장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선수들이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뛰다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한 야수는 강정호가 최초다.
한국 야구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강정호. 그 역시 프로 입단 처음에는 유망주에 불과했다. 광주일고를 졸업하고 2006년 현대에 2차 1라운드(전체 8순위)로 지명을 받을 당시 포수 포지션이었던 강정호는 입단 후 본격적인 내야수 수업을 받았다.
강정호는 고교 시절 주포지션이었던 포수를 포함해 어느 포지션도 소화할 수 있는 만능 선수였다. 그만큼 야구 센스가 탁월했던 강정호는 입단 3년차이던 2008년 단숨에 주전으로 뛰어오른다. 이어 2009년에는 타율 2할8푼6리 23홈런 81타점을 기록하며 유망주의 껍질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지금의 '파워히터 강정호'로 변신하기 시작한 것은 2012년부터다.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해 근육량을 키우기 시작한 강정호는 2012년 3년 만에 다시 20홈런-80타점(25홈런, 82타점)을 기록하더니 2013년에도 22홈런-96타점을 올렸다. 이어 지난해 2014년에는 커리어하이인 타율 3할5푼6리 40홈런 117타점으로 폭발적인 타격 솜씨를 발휘했다. 그렇게 프로야구 사상 첫 40홈런 유격수가 탄생했다.
파워히터 유격수를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내버려둘 리 없었다. 강정호가 뛰는 경기마다 스카우트를 파견, 그의 기량을 직접 확인하기 시작한 것. 지난 시즌 후 강정호가 구단 동의 하에 해외 진출 자격을 얻자, 지난해 12월 있었던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에서 피츠버그가 500만2천15달러라는 의미심장한 응찰액을 써내 강정호와의 단독 교섭권을 획득했다.
포스팅 결과가 나온 뒤 최종 계약까지는 약 한 달여의 시간이 걸렸다. 이번에도 강정호는 만족할 만한 결과를 받아들었다. 포스팅과 연봉총액을 합친 강정호의 몸값 2천150만2천15달러는 역대 아시아 선수 몸값 중 '타격천재' 스즈키 이치로(2001년 시애틀 입단 시 2천712만달러)에 이은 2위에 해당하는 높은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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