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KIA 타이거즈 이대진 코치는 올 시즌도 중책을 맡았다. 투수코치로서 무너진 팀 마운드를 재건해야 하는 역할이다. 지난 시즌 팀 성적 부진으로 인한 코칭스태프 개편 때 1군 메인 투수코치를 맡은 뒤 연임이 결정된 것. 신임 김기태 감독을 비롯한 구단 내부에서는 타이거즈 레전드 출신인 이 코치에 대한 기대가 크다.
KIA는 지난해 팀 순위 8위에 그치며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팀 타율 5위(0.288)에도 팀 득점은 8위(662점)에 그쳤던 응집력 잃은 타선도 문제였지만, 더 큰 문제는 팀 평균자책점 8위(5.82)를 기록한 마운드에 있었다. 선발(5.91, 8위), 불펜(5.71, 8위) 할 것 없이 총체적으로 부진한 마운드였다.
이대진 코치는 "선발 투수들이 이닝을 많이 소화하지 못하면서 불펜에도 부하가 걸렸다"며 "가장 큰 문제는 볼넷이 많았다는 점"이라고 지난해 마운드의 문제를 진단했다. 지난해 KIA 선발진은 총 644.1이닝을 소화하며 이 부문 7위에 그쳤다. 1위 삼성(737.1이닝)의 선발진과 비교하면 무려 93이닝을 덜 던진 것. 볼넷은 9개 구단 중 가장 많은 561개를 기록, 최소 1위인 삼성(395개)보다 166개나 많았다.
그러나 이 코치는 문제를 두고 걱정을 하기보다 긍정적인 생각으로 새 시즌을 준비 중이다. 이 코치는 "하던 대로 똑같이 하면 된다. 동기부여만 시켜주면 KIA 투수들도 괜찮을 것 같다"며 "볼넷을 줄이는 것을 시작으로 그 이외의 것들을 조금씩 고쳐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긍정적인 이 코치지만 한 가지 고민거리가 있다. 마운드 구상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마무리 투수의 선정이다. 선발 쪽은 큰 문제가 없다. 외국인 험버, 스틴슨에 양현종으로 든든히 1~3선발을 이룰 수 있고 4,5선발 후보도 비교적 풍족한 편이다.
반면 마무리 쪽은 마땅한 자원이 없다. 지난해 외국인 어센시오를 마무리로 기용했지만 큰 재미는 보지 못했다. 팀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국내 선수 중 마무리로 자리를 잡는 이가 나와야 한다. 중요한 만큼 쉽게 정할 수 없는 보직. 이 코치는 스프링캠프를 통해 보직을 확정할 계획이다.
마무리 투수 관련 질문에 이 코치는 "누가 했으면 좋겠나"라고 오히려 되물은 뒤 "2~3명 정도 후보를 생각하고 있다. 캠프에서 테스트를 통해 정할 계획이다. 아직은 감독님도 누가 마무리를 맡을 지 모르신다. 감독님도 항상 마무리가 누구냐고 물어보시는데 '만들겠습니다'라고만 대답하고 있다"고 고민을 드러냈다.
이어 이 코치는 "(김)진우는 아니다. 진우는 팔꿈치 상태도 그렇고 연투가 어려워 선발 쪽으로 생각 중"이라며 "올 시즌은 더블이 될 수도 있고, 돌려 쓸 수도 있다. 한 명을 마무리라고 정해놓는 것보다 경쟁을 시켜 동기부여가 되도록 할 수도 있다"고 더블스토퍼, 또는 집단마무리 체제 가능성도 내비쳤다. 김진우는 지난 시즌 종료 후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KIA는 16일 오키나와로 스프링캠프를 떠난다. 마운드를 재건할 수 있는 지 여부가 올 시즌 KIA 성적을 좌우할 전망. 이 코치는 "기존 선수들과 신인, 재활 선수들을 종합적으로 봐서 144경기를 치르는 데 지장이 없도록 하겠다"며 캠프를 앞두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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