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강정호(28)가 피츠버그에 가면 맡을 수 있는 포지션이 하나 늘어날 전망이다. 1루수다.
메이저리그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피츠버그가 강정호를 1루수 후보로도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 피츠버그 담당기자에 따르면, 피츠버그가 강정호를 1루수로 쓸 생각도 갖고 있다고 하더라"며 "2016시즌을 마치고 FA가 되는 주전 1루수 후보 페드로 알바레스의 트레이드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알바레스(28)의 트레이드 가능성은 이미 현지 언론을 통해 수 차례 보도된 내용이다. 알바레스가 트레이드될 경우 주전 2루수 닐 워커(30)가 1루로 전향하고 강정호가 2루를 맡는 시나리오가 알바레스의 트레이드 가능성과 함께 언급된 바 있다. 이 경우 피츠버그는 워커 외에도 강정호가 알바레스를 대신해 1루수를 맡는 가능성을 함께 열어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 강정호는 포스팅 절차를 진행하기 전부터 주포지션인 유격수로서의 가치를 메이저리그에서는 크게 인정받지 못했다. 3루는 물론이고 경험이 많지 않은 2루수 전향 얘기까지 흘러나왔다. 포스팅 결과가 나온 뒤에도 내야진이 탄탄한 피츠버그가 왜 강정호를 영입하려 하는 지에 대한 의문이 계속됐다.
피츠버그는 당장 내야수 자원이 급한 팀이 아니다. 유격수로는 조디 머서(29)가 주전 자리를 잡았고, 2루에는 프랜차이즈 스타 닐 워커가 버티고 있다. 3루에도 조시 해리슨(28)이 있다. 하나같이 강정호가 넘어서기 쉽지 않은 경쟁자들이다.
2014시즌 성적을 살펴보면 워커가 타율 2할7푼1리 23홈런 76타점으로 2루수 부문 실버슬러거상을 거머쥐었고 해리슨 역시 타율 3할1푼5리 13홈런 52타점으로 내셔널리그 타격 2위에 올랐다. 머서는 타율 2할5푼5리 12홈런 55타점을 기록, 타격은 아쉬움을 남겼지만 수비 능력이 일취월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3루에서 1루수로 전향한 알바레스 역시 2013년 36홈런으로 내셔널리그 홈런왕을 차지했던 강타자. 하지만 기량이 하락세인데다 2년 후 FA가 된다는 점을 고려해 트레이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만약 알바레스가 정말 트레이드된다면, 피츠버그의 내야도 강정호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넓어질 수 있다.
피츠버그가 생각하는 '1루수 강정호'는 그저 하나의 가능성으로 받아들이면 될 듯하다. 아직 확실한 포지션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 것. 1루수 역시 2루와 마찬가지로 강정호에게는 생소한 포지션이지만, 어느 포지션이든 경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인 강정호에게는 갈 수 있는 곳이 하나 더 생긴다는 것이 나쁘지만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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