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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의 한마디에 잠자던 공격진이 춤을 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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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일, 이종호 등 실낱 가능성 잡고 첫 훈련부터 분발

[이성필기자] 배고픈 공격수들이 깨어나기 시작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의도대로 움직이며 바늘구멍 경쟁 통과에 모든 역량을 집중했다.

축구대표팀은 15일 제주도 서귀포에서 28명이 소집된 가운데 첫 훈련을 시작했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악조건 속에서도 선수들은 몸을 사리지 않고 움직이며 패스 훈련, 8대8 미니게임 등을 문제없이 소화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마음대로 해봐라"라며 저마다 창의력을 발휘해보라고 주문했다.

이날 훈련에서 가장 눈에 띈 부분은 대표팀의 고민인 공격수들의 열띤 투쟁력이었다. 공격진은 이번 훈련에서 약간의 희망을 안고 나선다. 이동국(전북 현대), 김신욱(울산 현대)이 부상으로 아시안컵 불참이 확실한데다 박주영(알 샤밥)은 소속팀에서 경기 출전 기회를 얻고 있지만 골이 없어 선발 가능성이 불투명하다.

박주영을 선발하더라도 교체 출전 등으로 활용 가능한 새 공격수를 찾는 것은 대표팀의 여전한 큰 고민이다. 슈틸리케 감독도 서귀포 첫 훈련 전 "타깃형이냐 제로톱이냐를 논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라며 자신이 구상한 전술의 틀에 공격수들을 끼워 넣는 것이 필수임을 강조하면서 공격수 후보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슈틸리케 감독의 생각에 가장 잘 녹아들었던 선수를 꼽으라면 강수일(포항 스틸러스)이 첫 번째라고 할 수 있다. 강수일은 미니게임에서 자유분방한 성격을 밖으로 마음껏 표현하는 축구를 구사했다. 상대 수비와 경합에서도 거침없는 몸싸움으로 자신의 능력을 어필했다.

공격시에는 특유의 탄력을 보여주며 머리와 발로 두 골을 넣는 등 예리한 면모를 보여줬다. 타깃형 스트라이커, 측면 공격수 등 어느 위치나 소화 가능하다는 점과 적극적인 공간 활용, 힘 등 가진 재능을 훈련에 모두 녹여냈다.

강수일이 아시안컵 최종 엔트리에 승선하는 행운을 잡을 지는 여전히 물음표가 붙어있다. 가장 중요한 인내력과 끈기를 단기간에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그렇다. 강수일은 기복있는 플레이가 단점으로 꼽힌다.

올 시즌 임대로 뛰었던 포항 스틸러스의 황선홍 감독이 강수일에게 강조했던 것도 꾸준함이었다. 시즌 초반 골을 몰아쳐도 황 감독은 칭찬이 없었다. 이전 시즌과 분명 다른 흐름이었지만 조용히 지켜봤다. 무엇보다 시즌 끝까지 주전으로 살아남는 것이 중요하다며 마지막까지 골을 넣어야 함을 강조했다. 강수일은 올 시즌 6골 3도움으로 기록은 나쁘지 않았지만 막판 8경기 무득점으로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스스로 확인했다.

경쟁자들의 실력도 살펴야 한다. 김승대(포항 스틸러스)의 부상으로 대체 발탁된 이종호(전남 드래곤즈)도 골로 자신의 능력을 보여줬다. 이정협(상주 상무), 황의조(성남FC), 이용재(V-바렌 나가사키) 등은 연계플레이에 집중하며 슈틸리케 감독의 요구대로 창의적인 플레이를 표출하기 위해 애를 썼다.

축구대표팀 관계자는 "강수일이나 이종호 모두 활달한 친구들이다. 얼마 보지 못한 선수들이 대부분이지만 긍정적인 성격이 그대로 묻어 나오는 것 같다. 다른 선수들도 충분히 자극을 받을 것 같다"라며 훈련 효과 극대화로 이어질 수 있음을 강조했다.

이들은 포지션 선배이자 K리그 간판공격수 이동국의 말을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이동국은 지난 11일 K리그 신인선수 교육에 참가해 자신만의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풀어주면서 "한두 경기를 잘하는 것은 자기 실력이 아니다. 속지 말아야 한다. 잘 될 때와 안 될 때의 실력 차이를 줄여 일정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

한 순간 잘 하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 테스트가 끝날 때까지 공격수들이 자기 기량을 확실하게 드러내며 아시안컵 승선 경쟁력을 과시할 지, 앞으로 남은 대표팀의 엿새 전지훈련에 모든 관심이 집중된다.

조이뉴스24 서귀포(제주)=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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