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자율 속 경쟁', 슈틸리케호의 제주도 서귀포 첫 훈련은 치열한 생존의 현장이었다.
축구대표팀은 15일 서귀포 시민운동장에서 소집 후 첫 훈련을 가졌다. K리그와 일본 J리그, 중국 슈퍼리그 선수들로 구성된 28명의 대표선수 모두 2시간여의 훈련에 모든 역량을 집중했다.
가벼운 패싱게임으로 몸을 푼 대표팀은 8명씩 나뉘어 8대8 미니게임으로 실전 감각 찾기에 나섰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관중석 위에서 면밀하게 선수들의 움직임을 관찰했다. 그는 선수들에게 미니게임을 지도하면서 "창의적인 플레이를 보여달라"라고 지시했다. 일주일의 짧은 훈련 기간 동안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들을 유연하면서도 영리하게 보여달라는 뜻이다.
감독의 의도 이상으로 분발한 선수들은 첫 날부터 서로 몸을 격하게 부딪히며 자신의 장점 부각에 열을 올렸다. 창의적인 플레이를 주어진 시간 내에 실력으로 뽐내라는 뜻으로 받아들인 모습들이 역력했다.
서귀포에는 국지성 폭우가 쏟아지고 바람까지 불어 훈련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굵은 땀을 흘리며 '깜짝 발탁' 가능성을 시사한 슈틸리케 감독의 눈에 들기 위해 부상 위험을 무릅쓰고 과감한 태클과 몸싸움으로 근육 파열음을 냈다. 볼을 받으러 나가는 움직임과 눈빛에는 비장함이 흘렀다. 새로운 얼굴 중에서는 많아야 1~2명이 아시안컵 대표팀에 발탁될 수 있지만 확률에 신경쓰지 않았다.
곁에서 지켜보던 신태용 코치나 박건하 코치 모두 선수들의 열정에 놀란 기색이었다. 신 코치는 "슈틸리케 감독은 훈련에 관여하지 않고 선수들에게 마음대로 플레이를 해보라고 지시했다"라며 창의적인 플레이 발견에 시선을 집중했음을 전했다.
박 코치는 "부상 위험이 없도록 조심스럽게 하자고 했는데 첫 날부터 너무나 열심히 한다"라며 선수들이 모든 것을 쏟아내려다보니 훈련 분위기가 빡빡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훈련에서는 차두리(FC서울)가 맏형다운 리더십을 보였다. 소리를 질러가며 후배들을 독려하기에 바빴다. 공격에서는 혼혈선수인 강수일(포항 스틸러스)이 눈에 띄었다. 헤딩으로 골망을 흔드는 등 장기를 보여주며 자신의 실력을 어필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대표팀은 여전히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차두리의 경우에도 전지훈련에 온 것이 아시안컵으로 가는 보증수표는 아니다. 이곳에서 아시안컵에 갈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라며 훈련을 통해 모든 선수들을 두루 살펴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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