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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넷 계범주, 이 시대의 청춘 '미생'들에게(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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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미니앨범 '24' 발표 "정인과 듀엣 꿈 이뤘죠"

[이미영기자] "지금의 청춘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우연찮게도 계범주의 신보는 요즘 인기리에 방영 중인 드라마 '미생'과 닮아있다. 아직은 불완전한 사회초년생의 이야기, 현실과 맞닦뜨린 좌절과 고민이 담겼다. 스물네살, 계범주는 가까운 또래 친구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자신의 이야기를 앨범에 고스란히 담았다. 현실을 조금 깨우친 성숙한 계범주의 노래들은, 그래서 '공감'하기에 충분하다.

가수 계범주가 지난 12일 두번째 미니앨범 '24'를 발표하고 돌아왔다. 작사와 작곡, 편곡, 프로듀싱 능력까지 갖춘 계범주는 이번에도 직접 쓰고 지은 5곡으로 앨범을 빼곡히 채웠다.

지난해 9월 발표한 첫 미니앨범 '섬띵 스페셜(Something Special)' 이후 1년 2개월 만에 전하는 반가운 안부다. 이번 앨범이 나오기까지 웃지 못할 '작은 소동'도 있었다.

계범주는 "그동안 곡 작업을 꾸준히 해서 30여곡이 넘는 트랙을 만들었는데 하드가 백업 되면서 썼던 곡이 다 날아갔다. 복구했지만 10% 가량만 남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야말로 '멘붕'이 왔지만, 좌절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에 훌훌 털고 일어났다. 다시 음악에 몰두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힘겹게 세상 밖으로 나온 계범주의 새 앨범 타이틀명은 '24'. 스물네살을 온전히 이번 앨범에 쏟아부은 계범주는 "이번 앨범은 24살에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을 절제하며 담아냈다"고 말했다.

"술도 못 마시고, 또래 친구들과 카페에서 몇 시간이고 수다 떠는 걸 좋아해요. 자연스레 공감가는 이야기, 소재들이 나오죠. 앨범 타이틀명 '24'는 우리들의 이야기, 이 시대 청년들의 이야기예요. 제 친구들은 사회 활동을 시작했거나 사회에 나갈 준비를 하는 친구들이다보니, 그런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사회에 나가 돈을 벌어보니, 엄마 아빠가 용돈을 주고 학원비를 주고 하는게 쉬운일이 아니었겠구나. 감사하다는 생각도 들고."

앨범의 1번 트랙은 '미생'이다. 최근 방영되고 있는 tvN 인기드라마 '미생'을 보며 제목을 떠올렸다.

"이미 완성됐던 곡인데 제목을 못 지어 고심하고 있었어요. '히어로'라는 제목도 나왔는데 마음에 들지 않았죠. '미생'을 보며 '미생'으로 해야겠구나 싶었죠. 요즘엔 정말 '미생'을 정말 열심히 보고 있거든요. 8화를 보면서 장그래의 이야기가 꼭 내 이야기 같이 공감이 됐어요. 이 곡이 현대의 미생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드릴 수 있으면 좋겠어요."

앨범의 타이틀곡은 '28.5'. 따듯한 연애의 온도와 사랑하는 이에게 마음을 바치고 싶은 노래다. 계범주는 "평소 강변북로를 자주 이용하는데, 사랑하는 연인에게 가는 길을 노래에 표현했다. '28.5'는 강변북로의 길이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 노래는 정인이 피처링에 참여해 화제가 됐다. 계범주는 정인은 학창시절에 가장 좋아했고, 지금도 가장 좋아하며, 앞으로 가장 좋아할(?) 가수라며 '정인 바라기'를 자처했다. 그래서 이 곡은 더욱 더 특별하다.

"타이틀곡 작업을 할때부터 무조건 정인 누나와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학창시절부터 광팬이었어요. 축제 무대 때 항상 파트너가 정인 누나 파트를 부르곤 했었는데. 올해 초 개리 형 피처링 작업을 할 때 녹음실에서 정인 누나와 처음 만났는데, 같은 동네 주민이더라고요. 그 인연으로 정인 누나에게 부탁했는데 흔쾌히 해준다고 해주셔서 소리를 지르며 기뻐했죠. 정말 꿈만 같았어요. 너무 좋으면서도 내가 폐를 끼치는 것은 아닌가, 내 노래를 불러도 되는 건가 미안한 마음이 들었어요. 정인 누나와 듀엣하는 꿈을 이루게 되서 정말 감사해요."

이번 앨범에는 정인 뿐만 아니라 피아니스트 윤한, 이해나, 허클베리피, 던밀스 등 실력파 동료들이 참여해 계범주에 힘을 실어줬다.

특히 '미생'에 참여한 윤한과의 작업은 다소 의외의 조합. 그는 "윤한 씨의 잘생긴 얼굴처럼 플레이가 멋지고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다. '마지막 연주가 너무 슬프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우아하고 고급스럽게 연주가 됐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슈스케4' 이후 본격적인 가수 생활을 시작한 계범주는 그간 장르를 불문하고 다양한 가수들과 작업해왔다. 블락비, 레인보우, 뉴이스트, 애프터스쿨 등 국내 인기 가수 앨범의 프로듀싱에 참여하고, 개리의 앨범에도 피처링으로 참여하며 음악적 역량을 뽐내왔다.

"다른 가수들의 앨범에 참여하는 게 재미이썽요. 제 음악으로서는 할 수 없는 또다른 분야의 도전이기 때문에 신선하고 재미있는 작업이예요. 특히 팀 작업, 여자 솔로 가수와의 작업이 재미있어요. 앞으로도 다른 가수들의 앨범에 꾸준히 참여하고 싶어요. 꼭 참여해보고 싶은 가수요? 이번에는 제가 정인 누나 앨범에 참여하고 싶어요(웃음)."

아직 스물네살인 계범주는 음악적 욕심이 많다. 반대로 음악 성적에 대한 욕심은 크게 없는 편이다. 음악에 대한 열정은 넘치고, 나아가야 할 길도 분명하다.

"음원성적에 큰 욕심은 없어요. 음원 성적에 집착하고 쫓다보면 음원에 따라 음악을 만들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싱어송라이터로서 아티스트로서 내가 해야할 음악을 잃어버릴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성적이 좋으면 당연히 좋겠지만 연연하지 않으려고 해요. 나이에 맞는 음악을 하면서도 시대의 흐름을 파악하는 그런 가수가 되고 싶어요. 지금의 꿈은, '24' 앨범이 길거리에서 많이 흘러나왔으면 좋겠어요. 출근길에, 퇴근길에 함께 하는 음악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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