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한화 이글스가 강력한 우승 DNA를 이식했다. FA 선수 3명을 영입한 효과다.
한화는 이번 오프시즌 동안 배영수(3년 21억5천만원), 권혁(4년 32억원), 송은범(4년 34억원) 등 FA 선수 3명을 한꺼번에 영입했다. 한화의 취약 포지션인 투수만 3명을 영입했다는 점에서 쏠쏠한 전력보강이었다는 평가다.
세 선수 모두 전성기의 월등한 기량을 갖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배영수와 송은범은 선발진에서, 권혁은 불펜에서 한화 마운드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배영수와 송은범은 두 자릿수 승리, 권혁은 최대한 많은 이닝 소화를 목표로 내걸었다.
기량 외적으로 기대되는 부분이 크다. 이들이 갖고 있는 '우승 DNA'를 한화에 이식하는 것이다. 김성근 감독은 11일 있었던 FA 3인방의 입단식에서 "세 명 다 우승한 경험이 있어서 우리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 동료들을 맞은 포수 조인성 역시 "세 선수 다 우승반지를 껴봤기 때문에 내가 많은 도움을 얻어야 할 것 같다"고 기대했다.
세 선수의 우승반지 숫자를 모두 합치면 무려 15개가 된다. 배영수가 7개(2002년, 2005년, 2006년, 2011년~2014년), 권혁이 5개(2006년, 2011년~2014년), 송은범이 3개(2007년, 2008년, 2010년)의 우승반지를 수집했다. 현재 한화의 주전 선수 중 김태균(2010년 지바 롯데), 정근우(2007년, 2008년, 2010년), 이용규(2009년)를 제외하면 우승 경험이 있는 선수가 없다.
새로 한화에 둥지를 튼 FA 3인방은 곧장 우승 DNA 이식 작업에 돌입했다. "한화도 우승이 가능하다"고 한 목소리를 낸 것. 특히 배영수는 "전에 있던 팀(삼성)은 선수들이 당연히 우승을 한다는 생각으로 뛰었다"며 "그런데 한화는 냉정하게 봤을 때 그런 게 없었다. 생각을 조금만 바꾼다면 우승도 가능하다"고 힘줘 말했다.
김성근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김 감독은 "당연한 것을 철저하게 할 때 이길 수 있다. 한화는 당연한 것을 소홀하게 했다"며 "그것만 철저히 하면 우승할 수 있다고 본다. 그만한 잠재력을 갖고 있는 선수들이 많다. 얼마든지 강해질 수 있는 팀이다"라고 한화 선수단에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경험이라는 보이지 않는 힘은 많은 것을 좌우한다. 삼성이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 4연패를 달성한 것도 2000년대 들어 반복해 온 우승의 경험이 원동력이 됐다. 반면 최근 몇 년 사이 하위권을 전전했던 우울한 경험만을 쌓았던 한화는 패배의식에 물들어 있다.
물론 한화가 FA 3명을 보강했다고 당장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전력은 아니다. 한화는 최근 6년 간 5번이나 꼴찌를 했던 팀이다. 우승보다는 이기는 습관을 들이며 하위권에서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한화도 언젠가는 우승에 도전해야 한다. 최고의 위치를 노려야 하는 것은 프로 팀의 당연한 책무다. 배영수, 권혁, 송은범이 가진 우승경험이 한화에 녹아든다면 그 시기는 예상보다 빨라질 수도 있다. 김성근 감독이 새로운 식구들의 우승경험에 주목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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