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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박진포 "성남, 챌린지에서 만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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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컵 우승 시키고 챌린지 강등된 상주 상무에서 군 복무

[이성필기자] 성남FC의 FA컵 우승 뒤에는 고도의 심리전이 있었다.

성남 선수단은 23일 2014 하나은행 FA컵 결승전이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 선수대기실에서 재미있는 현수막을 발견했다. 구단 측에서 팬들과 합심해 걸어놓은 독려(?)성 현수막이었다.

현수막에는 지난달 22일 FA컵 4강전에서 상주 상무를 꺾은 FC서울을 놀리는 내용이었다. 당시 서울은 먼저 경기를 끝내고 상경하면서 TV로 전북 현대-성남전을 시청했다. 승부차기로 성남이 전북을 꺾고 결승 대진으로 결정되자 기쁨을 숨기지 못했다고 한다.

성남을 만나면서 결승전을 홈에서 치를 수 있었다는 기쁨이 먼저요, 상대적인 전력에서 뒤지는 성남이었다는 점에서 여유가 두 번째였다. 전북이었다면 쉽게 우승을 점치기 어려웠다.

당시 서울의 기쁨을 경기 다음날 기사와 동영상으로 본 성남 선수단은 마음을 다잡고 결승을 기다렸다. 무조건 이기겠다며 이를 갈았다. 현수막은 그날의 기억을 다시 떠올리게 만드는 자극제였고 승부차기 4-2 승리로 이어졌다.

주장 박진포는 "올해 구단에 좋지 않은 일이 정말 많았는데 FA컵 우승으로 조금이나마 위안이 된다. 이제는 정규리그가 중요하다. FA컵 우승을 잊고 준비하겠다"라고 말했다.

현수막은 당연히 큰 자극제였다. 그는 "경기장에 오니 구단이 이상한 것을 준비했더라"며 웃은 뒤 "아마도 우리의 승부근성을 자극하기 위한 것으로 보였다"라고 의미를 부였다.

박진포는 "서울이 우리로 대진이 결정된 뒤 좋아했다는 기사를 보고 큰 실수를 저질렀다고 생각했다. 반드시 복수하자는 의지가 선수들을 똘똘 뭉치게 만들었다"라고 전했다.

준비는 철저했다. 올 시즌 가장 많은 미팅과 대화로 서울을 분석했다. 박진포는 "비디오 분석과 미팅이 계속됐다. 그만큼 다른 경기들보다 더 공을 들였다"라며 강한 의지가 승리를 불렀다고 답했다.

박진포는 시즌 종료 후 군입대를 위해 상주 상무로 입대한다. 공교롭게도 상주는 챌린지(2부리그)로 강등됐다. 성남은 11위로 챌린지 플레이오프 최종 승자와 승강 PO를 치러야 하는 위험에 처해있다.

일단 구단을 잔류시키고 볼 일이다. 박진포는 "나는 챌린지로 가야한다. 하지만, 성남은 챌린지에서 만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간절한 소원을 이야기했다.

조이뉴스24 상암=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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