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넥센 히어로즈는 올 시즌 팀 마운드에서 한 가지 확실한 소득을 얻었다. 조상우와 한현희로 이어지는 '필승계투조'의 구축이다.
둘은 넥센이 정규시즌에서 2위를 차지한 원동력 중 하나였다. 조상우가 48경기에 나와 6승 2패 11홀드 평균자책점 2.47을 기록했다. 한현희는 66경기에 출전해 4승 2패 2세이브 31홀드 평균자책점 3.20이라는 쏠쏠한 성적을 남겼다.
조상우와 한현희는 구원승으로만 10승을 올렸고 42홀드를 합작했다. 둘의 기록은 넥센이 경기 중반 리드를 잡고 있거나 팽팽한 접전 상황에서 상대에게 쉽게 밀리지 않았다는 걸 방증한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LG 트윈스,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를 치르면서 믿는 구석이 있었다. 바로 조상우, 한현희의 '필승조'였다.
그러나 결과는 염 감독이나 넥센이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았다. LG와 치른 플레이오프(3선승제)에서 넥센은 3승 1패로 LG를 꺾고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조상우와 한현희의 플레이오프 성적표는 썩 좋지 않았다. 조상우는 플레이오프 3경기에 나와 1구원승을 올리긴 했지만 평균자책점이 8.10으로 높았다. 3경기 동안 15타자를 상대로 3피안타 4볼넷 4탈삼진 3실점했다.
한현희는 4경기에 모두 나와 1세이브를 올렸다. 그러나 평균자책점은 조상우보다도 더 높은 9.00이었다. 12타자를 상대하는 동안 1피안타 2볼넷 3탈삼진 3실점했다.
한국시리즈에선 조상우가 그나마 나아졌다. 그는 4경기에 출전해 2홀드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했다. 27타자를 상대해 4피안타(1피홈런) 4탈삼진 3실점(2자책점)했다. 한현희는 제 몫을 못했다. 평균자책점이 19.29나 되는 데서 알 수 있듯 마운드에 오르면 불안했다. 3경기에 출전해 15타자를 상대로 5피안타(1피홈런) 5실점했다.
만약 조상우와 한현희가 정규시즌 때만큼의 위력적인 구위를 보여줬다면 한국시리즈 결과가 어떻게 달라졌을 지 모를 일이다. 특히 1-0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막판 역전패한 3차전, 5차전은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둘은 아직 젊다. 조상우는 이번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가 프로 데뷔 후 처음 맞는 '가을야구'였다. 한현희도 지난해에 이어 이제 두 번째 포스트시즌을 치렀을 뿐이다.
염경엽 감독은 한국시리즈에서 준우승에 그친 이유 중 하나로 삼성 선수들과 견줘 모자란 큰 경기 경험을 꼽았다. 아쉬운 결과를 받아들었지만 조상우와 한현희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값진 경험을 했다.
정규시즌과 다른 단기전으로 치러지는 '가을야구'의 분위기, 공 하나 하나에 더욱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되는 상황 속에 어떤 승부를 펼쳐야 하는 지를 몸소 체득했다.
조상우와 한현희는 모두 내년 시즌에도 변함 없이 넥센의 '필승조'로 마운드를 지켜야 한다. 염 감독도 그렇게 믿고 있다. 그리고 넥센이 내년 '기을야구'에 다시 나선다면 조상우와 한현희는 더욱 자신감을 안고 당당히 마운드에 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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