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삼성 라이온즈와 넥센 히어로즈는 10일 열리는 한국시리즈 5차전부터 두 팀에게 중립지역인 잠실구장에서 맞대결한다.
그런데 홈, 원정팀 구분에 상관 없이 남은 한국시리즈 5~7차전에서 삼성이 3루측 덕아웃을 계속 사용하게 됐다. 자연스럽게 넥센이 1루 덕아웃을 쓴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그동안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에 우선권을 우리에게 줬다"고 껄껄 웃었다.
그는 "지난해 한국시리즈 5차전과는 느낌이 다르다"며 "아무래도 잠실구장은 좀 더 편안한 느낌이 드는 건 사실"이라고 했다.
삼성은 류 감독이 사령탑에 부임한 뒤 지난해까지 치른 세 차례 한국시리즈 중 두 차례나 우승트로피를 잠실구장에서 들어올렸다. 또한 류 감독이 까까머리 고등학생 시절 잠실구장에서 좋은 기억이 있다.
류 감독이 경북고에서 활동하던 지난 1982년 7월 17일 잠실구장 개장 기념으로 우수고교초청대회가 열렸다. 당시 류 감독은 부산고와 경기에서 6회말 상대 투수 김종석을 상대로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을 쳤다. 잠실구장서 치러진 공식경기에서 처음 나온 홈런이었다.
류 감독은 "그런 기억도 있고 관중들이 많이 오니 선수들도 그렇고 할 맛이 나지 않겠냐"며 "이런 분위기에서 경기를 치르면 선수들의 실력도 쭉쭉 늘어난다"고 웃었다.
류 감독은 "1, 2차전을 치른 대구구장이나 3, 4차전이 열린 목동구장과 달리 잠실구장은 천연잔디 구장"이라며 "타구 바운드와 속도 등에서 차이가 분명히 있다. 외야수비보다는 내야수비를 할 때 선수들이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류 감독은 이날 덕아웃을 찾은 취재진에게 "지난해 한국시리즈 5차전 때와는 기분이 다르다"고 했다. 삼성은 지난해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5차전을 앞두고 1승3패로 시리즈 전적에서 밀리고 있었다.
류 감독은 "한 번만 더 지면 그대로 시리즈가 끝나는 상황"이었다며 "그렇게 몰리는 상황이라 여유가 없었다"고 1년 전 당시를 기억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삼성과 넥센은 4차전까지 2승2패로 팽팽했다.
류 감독은 "7차전까지는 일단 생각하고 있지 않다. (몇 차전까지 할 지) 그걸 알면 점쟁이가 아닌가"라며 "시리즈가 길어진다고 해도 우리나 넥센 모두 체력적인 부담은 크게 없을 것 같다. 어차피 정규시즌부터 계속 치러왔던 경기였고 우리팀의 경우 휴식기를 갖다가 이제 4경기를 치렀을 뿐이다. 괜찮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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