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포지션 이동을 한 이청용(볼턴 원더러스)과 닐 레논 볼턴 신임 감독의 호흡이 끈끈해지고 있다.
볼턴은 8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볼턴 마크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2015 잉글리시 챔피언십(2부 리그) 위건 애슬레틱전에서 3-1 승리를 거뒀다. 이청용이 1골 1도움을 해내며 팀 승리의 중심에 섰다.
시즌 초반의 이청용과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이청용은 꾸준히 윙어로 출전했지만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며 위기감이 고조됐다. 닐 레논 감독이 선임되기 전까지 도움 1개가 전부였다.
하지만, 레논 감독이 부임한 뒤 이청용도 달라졌다. 레논 감독은 이청용을 측면 공격수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이동시켰다. "이청용은 경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선수지만 공격포인트가 필요하다"라며 승리를 위한 공격 조율사가 되기를 바랐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이동한 뒤 이청용의 활동 반경은 넓어졌다. 측면에서는 중앙으로 직선적인 움직임을 보여주지만 중앙에서는 좌우를 활용하는 등 공간 활용도가 좋아졌다.
동시에 시야도 트였다. 전형적인 패스마스터는 아니지만 동료들의 움직임을 미리 파악하고 연결하는 패스는 갈수록 정교해졌다. 위건전까지 최근 3경기 연속 골과 도움이 이를 증명했다.
위건전에서는 이청용의 재능이 확실히 빛났다. 전반 22분 막스 클레이튼에게 절묘한 스루패스를 연결했다. 두 명의 수비 앞에서 볼을 받아 측면으로 이동하면서 정면을 한 번 확인한 뒤 페널티지역으로 파고드는 클레이튼의 움직임을 보고 패스했다. 클레이튼의 슈팅이 골키퍼에 막혔지만 기막힌 패스였다. 크게 돌아가는 움직임에 상대 수비수들이 현혹된 것도 효과적이었다.
후반 5분 클레이튼의 골에 도움을 기록할 때 역시 이와 비슷한 움직임으로 이뤄졌다. 수비가 걷어낸 볼을 이청용이 잡아 크레이크 데이비스와 2대1 패스를 하며 중앙으로 파고든 뒤 수비 뒷공간으로 빠져들어가는 클레이튼에게 스루패스로 도움을 기록했다. 공격형 미드필더가 천직처럼 보인 움직임이었다.
이청용의 최근 활약 덕분에 볼턴은 꼴찌(24위)에서 어느새 18위까지 올라섰다. 최근 4경기 3승1패로 상승세다. 흐름을 잘 유지한다면 강등권에서 안정적으로 멀어지는 것은 물론 얼마든지 승강플레이오프권까지 올라설 수도 있다. 동시에 올 시즌을 끝으로 볼턴과 계약이 만료되는 이청용이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포지션 이동으로 많은 것을 얻고 있는 이청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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