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넥센 히어로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한국시리즈 3차전은 투수전보다 타격전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목동구장에서 경기가 열리기 때문이었다.
넥센과 삼성은 정규시즌 팀 홈런과 팀 타율 부문에서 서로 1, 2위를 나눠가질 정도로 화력이 강한 팀들이다. 30홈런 이상을 기록한 타자들도 두 팀엔 많았다. 박병호(52홈런) 강정호(40홈런, 이상 넥센) 이승엽(32홈런) 최형우, 야마이코 나바로(이상 31홈런, 삼성) 등 거포들이 포진해 있다.
그런데 7일 열린 3차전 뚜껑을 열고보니 양상은 달랐다. 양 팀 선발투수들의 호투로 4회까지 한 점도 나지 않고 팽팽한 0의 균형이 유지된 것이다.
특히 이날 넥센 선발 오재영은 예상과 달리 잘 던졌다. 오재영은 정규시즌에서 삼성을 상대로 성적이 좋지 못했다. 2경기에 나와 1패 평균자책점 27.00으로 부진했다.
그러나 오재영은 작심하고 나온 듯 삼성 타선을 꽁꽁 틀어막았다. 5이닝 동안 84구를 던지며 안타를 단 2개만 맞았고 볼넷 3개를 내주면서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지난 10월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6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을 때처럼 이날도 마운드를 든든하게 지켰다.
오재영에게 위기가 없었던 건 아니었다. 1회초 2사 이후 볼넷 2개와 안타 1개(최형우 2루타)로 만루 위기에 몰렸다. 타석에는 이승엽이 나왔다. 그러나 오재영은 중견수 뜬공으로 이승엽을 돌려세우며 실점 위기를 벗어났다.
4회초에도 한 차례 더 위기가 찾아왔다. 이번엔 볼넷과 안타, 그리고 자신의 2루 견제 실책으로 2사 1, 3루로 몰렸다. 이번에도 오재영은 침착했다. 후속타자 김상수를 또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오재영은 5회초를 깔끔하게 삼자범퇴로 마무리하고 5회말 팀 공격 때 로티노의 솔로홈런으로 1-0 리드를 잡자 6회부터 두 번째 투수 조상우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오재영은 이날 직구(33개)와 포크볼(23개)을 주로 던졌다. 슬라이더와 커브도 간간이 섞어 던지면서 좌우 코너워크로 삼성 강타선의 예봉을 피했다. 5회를 채우고 리드 상황에서 물러난 오재영은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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