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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10년]한국스포츠 10년 빛낸 10인의 스타⑦추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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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리그 생활 접고 7년 1억 3천만달러 초대형 계약

[한상숙기자] 10년 전, 추신수의 2005년은 초라했다. 부산고 졸업 후 미국으로 향한 추신수는 계약금 135만달러를 받고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에 입단했다. 하지만 성공은 쉽게 잡히지 않았다. 눈물 젖은 마이너리그 생활은 2004년까지 이어졌다. 그리고 마침내 2005년 메이저리그 무대에 올랐다. 그러나 그의 시즌 메이저리그 경기 안타는 단 한 개에 불과했다.

결국 추신수는 2006년 트레이드되면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유니폼으로 갈아 입었다. 추신수는 클리블랜드에서 경기 출전 시간을 늘려가면서 서서히 자리를 잡았다. 2006년 시애틀에서 4경기 출전에 그쳤던 추신수는 트레이드 후 그 해 45경기에 나와 타율 2할9푼5리를 기록하면서 가능성을 보였다.

이후 추신수는 인생역전에 성공했다. 갈고 닦은 기량이 드디어 꽃피기 시작하면서 이름만 들어도 탄성이 나오는 메이저리그 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 위치로 올라선 것이다. 클리블랜드 주전 외야수로 활약하던 추신수는 2013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FA) 신분을 획득하면서 텍사스와 7년간 총액 1억 3천만달러의 역대 아시아 출신 선수의 최대 규모 FA 계약을 맺었다.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역전홈런'을 날린 셈이다. 메이저리그에서 1안타를 때렸던 2005년부터, 10년 동안 흘린 땀의 결실이었다.

인생을 바꾼 트레이드

메이저리그의 꿈을 안고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지만 현실은 냉정했다. 추신수를 영입한 시애틀에는 이미 '타격 천재'라 불리던 스즈키 이치로(일본)가 자리 잡고 있었다. 이치로는 2007년 시애틀과 5년 9천만달러라는 당시 아시아 선수 최고액으로 FA 계약을 맺었다. 추신수에게 이치로의 존재는 넘기 힘든 장벽과도 같았다.

부산고 시절 투수로 활약했던 추신수는 구단의 권유로 타자 전향을 선택했다. 강한 어깨와 안정적인 수비 능력을 앞세워 우익수로 자리를 잡아갔으나, 이치로와 포지션이 겹치는 탓에 좀처럼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시애틀 구단은 이치로에게 중견수로 옮길 것을 권유했으나 이치로가 이를 거부했다. 이후 추신수는 결국 클리블랜드로 트레이드됐다. 당시에는 섭섭함이 컸으나, 이 트레이드는 일생일대의 기회가 됐다. 그는 2006년 클리블랜드에서 45경기에 출전하면서 타율 2할9푼5리를 기록했다. 추신수에게 기회의 문이 열렸다.

그러나 시련은 또 추신수를 덮쳤다. 2007년 팔꿈치 수술을 받은 것이다. 추신수는 "가족이 생기면서 경제적으로 힘들어졌다. 확실히 나를 받아줄 수 있는 한국에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어려웠던 당시를 털어놨다. 그러나 추신수는 아내 하원미 씨의 내조 덕분에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그는 "아내 생각에 더욱 열심히 재활에 매달렸다"고 말했다.

부상에서 회복해 2008년 94경기에서 타율 3할9리를 기록하면서 두각을 나타낸 추신수는 2009년 156경기에서 타율 3할 20홈런 86타점 21도루를 기록하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3할 타율에 20(홈런)-20(도루)를 처음 달성한 추신수는 2010년에도 144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 22홈런 90타점 22도루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추신수는 2011년 또 한 번의 고비를 맞았다. 음주운전으로 경찰에 체포됐고, 왼손 손가락 부상, 옆구리 통증까지 겹쳐 타율 2할5푼9리 8홈런 36타점 12도루로 주춤했다.

7년 1억 3천만달러에 텍사스행 '잭팟'

절치부심한 추신수는 2012년 155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8푼3리 16홈런 67타점 21도루를 기록한 뒤 신시내티 레즈로 팀을 옮겼다. 그리고 FA를 앞둔 2013년 154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8푼5리 21홈런 54타점 107득점 112볼넷 20도루 출루율 4할2푼3리 장타율 4할6푼2리로 맹활약했다.

추신수는 내셔널리그 톱타자로는 처음으로 '20홈런-20도루-100볼넷-100득점'의 대기록을 세웠다. 4할2푼3리의 높은 출루율은 내셔널리그 2위, 메이저리그 전체 4위에 해당하는 빼어난 기록이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인 MLB.com은 "추신수가 2013년 신시내티의 MVP였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FA가 된 추신수는 텍사스와 7년간 1억 3천만달러라는 초대형 계약을 맺었다. 악연이던 이치로를 넘어서 아시아 선수 FA 최고액을 경신하며 최고 실력을 갖춘 선수로 인정 받았다.

숨 고른 추신수, 다시 뛴다

FA 첫해였던 2014년 추신수의 성적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그는 123경기에서 타율 2할4푼2리 13홈런 3도루에 그쳤다. 부상이 또 발목을 잡았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팔꿈치 통증을 느꼈고, 시즌 초반이던 4월에 왼쪽 발목까지 다쳐 정상적인 시즌을 치르지 못했다.

타격 부진은 길어졌다. 추신수는 시즌 타율이 2할3푼6리까지 떨어졌던 지난 7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부진이 두 달째 이어지고 있다. 최근 두 달이 마치 9년처럼 느껴진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개인 성적뿐 아니라 소속팀 텍사스도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해 책임감이 더욱 컸다.

이후 반등을 이뤄내지 못하고 부상 때문에 시즌을 일찍 마쳤다. 추신수는 지난 8월 팔꿈치 수술을 받고 잔여경기 출전을 포기했다. 9월 중순에는 발목 수술도 받았다. 다음 시즌을 기약하기 위해서다. 추신수는 다른 일정 없이 재활에 몰두하고 있다. 누구보다 아쉬움이 컸을 올 시즌 성적을 만회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재활을 순조롭게 마치면 완벽한 몸 상태로 2015시즌을 시작할 수 있다. 힘들게 올라선 자리를 내주지 않기 위해 추신수는 또 힘차게 배트를 휘두르고 달릴 것이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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