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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병원 수술부터 사망까지…故 신해철 11일간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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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철, 지속적 통증에도 S병원 의사 "괜찮다'"

[이미영기자] 故 신해철의 유가족과 소속사, 변호사가 고인의 사망 과정을 소상히 밝혔다. 당초 S병원이 주장한 금식 요구와 고인의 부주의에 대해 반박했고, 병원의 치료에 의문성을 제기했다.

故 신해철의 유족과 소속사 측은 5일 오후 경기도 안성시 일죽면 화곡리 유토피아추모관에서 진행된 故 신해철 기자회견에서 사망 경위와 S병원 진료부, 병원에 동석했던 아내와 매니저들의 진술, 논란이 되고 있는 쟁점 등에 대해 밝혔다.

이 날 신해철 측은 고인의 사망과 관련해 17일 S병원에 입원한 당시부터 27일 아산병원에 끝내 사망에 이르기까지 11일 간의 기록을 전했다. 다음은 고인의 함께 했던 매니저, 부인의 진술, 그리고 의료 진료서 등을 토대로 한 기록들이다.

▲10월17일(수술 당일)

오전 11시 50분경 복통으로 분당서울대병원 내원하여 검사를 진행했다. 출발 전 분당서울대병원에서 마비성 장폐색 소견과 수술소견을 전달했다. 대기환자가 많아서 S병원으로 이동해 S병원 원장 면담을 진행했다. 의사가 '복강경 수술은 간단한 거라 하루만 입원해 있으면 되고 회복도 빠를 것'이라고 했다.

오후 4시40분경 수술실로 이동해 장관유착박리술을 시행했다. 원장은 수술이 잘 됐고 위도 꿰맸다고 했다. '이제 뷔페 가셔도 2접시 이상은 못 드실 것'이라고 자신있는 어투로 얘기했다. 또한 개복하지 않아서 회복은 빠를 것이니 내일 오후에 몸은 못 가누면 모레 퇴원하라고 했다고 했다고 했다.

▲18일

한두시간 지나면 통증은 가라앉을 거라는 의사의 말과 달리 고인은 수술 받은 직후부터 흉부통증을 지속적으로 호소했다. 침대에 눕혀주면 자꾸 가슴과 배 부분을 쓸어내렸다.

▲19일

고인은 통증을 호소했다. 처치카트를 발로 찰 만큼 통증이 더 심해졌다. 그러다 오후 1시쯤 S병원에 의해 퇴원지시가 내려졌다. 금식에 대한 지시는 없었다. 부인은 '원장이 미음이나 주스 등 액상으로 된 음식은 먹어도 된다고 했다. 미음 먹어보고 괜찮으면 죽을 먹고, 죽 먹어보고 괜찮으면 밥을 먹어도 된다고 했다'고 말했다.

▲20일

통증과 더불어 고열이 동반됐다. 열을 재보니 40도가 나왔다. 결국 오전 5시10분쯤 다시 S병원에 내원했으나 오전 8시 2분쯤 귀가 조치됐다. 당시 21일 오전 11시15분에 원장과 외래 진료가 예약돼있었다. 귀가 후 오후 3시6분쯤 매니저가 '신해철씨가 많이 아파하는데 위밴드 수술을 도로 풀 수 없냐'고 S병원에 문의했다. S병원 간호사는 '그것 때문에 아픈 건 아닐 것 같다'며 원장에게 진료를 권유했다. 오후 4시10분쯤 다시 내원했고 원장은 여기저기 하복부를 눌러본 후 '복막염이 아니니 안심하라. 가슴 통증은 내시경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고인을 안심시켰다.

▲21일

오전 6시57분경 가족들이 "신해철씨가 많이 아파한다"고 매니저에게 연락했다. 당시 신해철은 '의사가 나에게 무슨 짓을 했길래 이렇게 아픈지 모르겠다. 그 병원 다시 안 간다'고 했다. 고열이 심했다.

기운을 차려야겠다며 미음, 게살죽 등 식사를 해보려고 했으나 복통으로 두세 수저 정도 밖에 먹을 수 없었다. 깨어있을 때는 열이 오르고 잠 들었을 땐 열이 내려가는 증상이 반복됐다.

▲22일(S병원에서 심정지, 아산병원으로 이동)

새벽 4시50분께 재입원했다. S병원 진료기록표에 따르면 복부 팽만 증상과 가스 배출이 안된다는 내용이 확인됐다. 매니저가 S병원에 신해철씨가 잠을 못 자고 통증이 심하다. 다른 처치를 해 달라'고 요청하자 간호사는 "더 이상 해 줄 것이 없다. 다른 병원 응급실에 가시거나 원장님을 만나보시라"고 말했다. 이에 고인은 원장을 만나보겠다며 응급실에 가라는 권유를 거절했다. 오전 8시5분쯤 가슴 답답함과 복통을 호소했으며 8시50분쯤 원장이 심전도 검사를 실행했다. 이상이 없다며 24시간 입원 조치를 내렸다.

간호사가 원장의 처방 없이 페치딘과 몰핀을 투약했다. 원장이 간호사에게 '모르핀(마약류 진통제) 처치 하지 말라고 했는데 했냐'고 묻는 것을 매니저가 들었다. 차트에는 패치딘만 들어있는 것을 확인했다. 원장은 "가슴 통증은 혈관이 반 정도 막혀있어서 심장으로 가는 피가 모자라 그런 것"이라며 "심전도 이상 없으니 안심하라"고 고인에게 말했다.

12시40분경 고인이 화장실에 들어간 이후 매니저가 문을 열어보니 바닥에 누워서 헐떡이고 있었다. 간호사가 원장을 호출했다. 원장이 목격했다는 S병원 진료기록부와는 다르다. 고인을 침대에 눕혔으나 숨을 못 쉬겠다고 소리쳐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으나 기계 연결 불량으로 심장 재세동기가 가동되지 않았다. 매니저가 문틈으로 엿보니 재세동기에 심장 고동이 감지되지 않는 일자 현상을 봤다.

오후1시에 응급수술을 했다. 응급수술을 한다며 3층 수술실로 이동했고, 1시55분경 수술실에서 나왔다. 목에 호스가 꽂아진 상태였다. 눈은 반만 감겨있었다.

오후 2시경 아산병원으로 후송했으며 시간은 10분이 소요됐다. S병원은 오후 1시에 응급차 이송했다고 기록했다. 아산병원에 도착한 후 원장은 "병원에서 심장마비가 왔지만 응급조치가 빨라 뇌손상이 없을 거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산병원 심장센터가 잘하니, 심장만 고쳐 나가면 아무 문제 없이 생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장은 아산병원에 필요한 자료가 있으면 바로 넘겨주겠으니 병원으로 돌아간다고 했다.

아산병원 내원 당시 고인의 뇌손상이 의심되는 상태였으며, 패혈증에 해당하는 검사 결과가 나왔다. 심낭기종, 장천공 상태였으며 오후 9시20분쯤 외과수술이 진행됐다. 개복 당시 체액과 음식물 찌꺼기가 나왔으며 소장천공이 발견돼 소장천공 및 유착부위를 절제하는 시술을 했다. 9시40분쯤 검상돌기를 제거하고 심낭에 접근했다. 아산병원 의료기록에는 '심낭 안에 더럽고 진득한 액체가 있어 배액했고 배액 이후 활력이 안정되고 빈맥이 호전됐다'고 기록됐다.

아산병원은 내원 당시 이미 혼수상태였으며 이때부터 뇌사라는 의증이 기록됐다.

▲27일

오후 8시19경 사망. 고인은 눈을 감았다.

조이뉴스24 안성(경기)=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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