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삼성 라이온즈 포수 이흥련(25)이 '효심'을 배트에 새기고 생애 첫 한국시리즈 무대에 나선다.
이흥련은 넥센 히어로즈와 겨루는 삼성의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진갑용, 이지영과 함께 포수로서 이름을 올렸다. 포수 3명을 포함시킨 류중일 감독의 다소 이례적인 결정. 그만큼 이흥련의 수비적인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1차전을 앞둔 4일 대구구장에서 이흥련은 가장 먼저 나와 경기를 준비하고 있었다. 취재진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그의 배트에 새겨 있는 두 글자의 한자였다. '父母(부모)'. 이흥련은 "원래 방망이를 주문할 때 이름과 함께 새겨달라고 부탁하려 했는데 잊어버려서 내가 썼다"고 말하며 수줍은 미소를 띄웠다.
이흥련이 방망이 등 야구 도구에 '부모'라는 한자를 새긴 것은 고등학교 때부터다. 이흥련은 "처음에는 마음을 다잡기 위해 써넣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지치고 힘들 때 부모라는 두 글자를 보면 다시 힘을 내게 되더라"며 "그 이후에는 그냥 부적같은 단어가 됐다. 부모라고 써넣기 시작하면서부터 잘 맞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흥련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스스로의 역할을 7회 이후 나오는 백업 포수로 생각하고 있다. 이흥련은 "작년 한국시리즈 영상을 돌려보면서 '올해는 내가 저기 있겠구나'하는 생각에 설레기도 했고 긴장도 됐다"며 "선배들이 다른 거 잘하려고 하지 말고 기본만 하라고 하셨다. 잘 잡고, 블로킹 잘 하고, 잘 던지기만 하려고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첫 한국시리즈 출전을 맞아 부모님을 처음으로 대구구장까지 초대했다는 이흥련. 배트에 새겨진 그의 효심이 경기 중에는 어떤 힘을 발휘할 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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