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오재영이 넥센 마운드에 엄청난 활기를 불어넣었다.
오재영은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3사사구 2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오재영은 넥센이 5-1로 앞선 7회말부터 한현희로 교체됐다. 현대 시절이던 지난 2004년 한국시리즈에서 1승을 거뒀던 오재영이 개인 통산 두 번째 포스트시즌 승리를 눈앞에 뒀다.
오재영은 1회말 첫 이닝을 단 9구 만에 삼자범퇴로 끝냈다. 2회 2사 후 첫 출루를 허용했다. 이병규(7번)와 이진영까지 다섯 명의 타자를 연속 범타로 처리한 뒤 스나이더에게 좌측 안타를 맞았다. 오지환의 좌전 안타가 연속으로 이어져 2사 1, 2루 몰렸으나 오재영은 최경철을 2구 만에 투수 앞 땅볼로 돌려세우고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이후 '언터처블 모드'였다. 3회를 삼자범퇴로 막아낸 오재영은 4회 3번 박용택부터 시작되는 LG 중심 타선을 가볍게 연속 범타 처리했다. 그 사이 넥센 타선은 2회초 강정호의 선제 솔로홈런이 터져나오고, 5회초 집중타로 4점을 몰아내 오재영의 호투를 도왔다.
4회까지 무실점으로 막던 오재영은 5회말 1점을 내줬다. 첫 타자 스나이더를 삼진으로 잡아낸 뒤 오지환 볼넷, 최경철 좌측 안타, 대타 최승준을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켜 1사 만루로 몰렸다. 오재영이 5회 들어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염경엽 감독은 오재영에게 그대로 마운드를 맡겼다.
오재영은 정성훈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1점을 헌납한 뒤 추가 실점하지 않고 이닝을 끝냈다. 정성훈의 타구 때 중계 실책으로 2사 2, 3루 추가 실점 위기를 맞았으나 대타 채은성을 1루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했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오재영은 1사 후 이병규(7번)에게 볼넷을 허용했지만 이후 이진영과 스나이더를 연달아 뜬공 처리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오재영은 스나이더의 뜬공 타구를 좌익수 로티노가 잡는 순간 손을 번쩍 들면서 포효했다.
경기 전 염경엽 넥센 감독은 "오재영이 5회만 막아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1차전 승리 후 2차전을 내주면서 LG에 기세를 빼앗긴 넥센은 3차전 승리가 간절했다. 선발 등판하는 오재영을 향한 기대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오재영은 올 시즌 LG전에 네 차례 선발 등판해 1승 평균자책점 1.82로 강했다. 양상문 LG 감독은 "여러 번 붙어봤으니 익숙할 수 있다.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의 분위기는 다르다"면서 정규시즌 상대성적에 개의치 않고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오재영은 LG에 강했던 면모를 포스트시즌 무대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하며 역투를 거듭해 팀 승리로 향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기대 이상의 호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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