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8일짜리 원정이 될 판이야."
LG 트윈스의 '적토마' 이병규가 비가 내리는 창원 마산구장 덕아웃에 앉아 하늘을 올려다보며 내뱉은 말이다.
LG의 원정길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 21일 열릴 예정이던 준플레이오프 2차전이 우천으로 취소되며 20일에 이어 이틀 연속 순연되고 말았다. 19일 1차전 승리로 LG가 주도권을 잡게 된 시리즈의 분위기가 묘한 방향으로 흐를 수 있는 개연성이 생긴 것이다.
일단 선수들은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경기 취소 결정 후 가진 공식 인터뷰에 LG 선수 대표로 참석한 오지환은 "잘 모르겠다. 다 같은 조건이니까 그냥 재밌게 했으면 좋겠다"며 "작년과 다르게 힘겹게 올라왔기 때문에 두려울 것도 없다. 매 경기 즐길 생각"이라고 말했다.
NC 선수들도 마찬가지. 나성범은 "언제 하든 상관없다. 언제든 준비가 돼 있다"며 "하늘 탓이라 어쩔 수 없는 것이다. 내일은 이길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이틀 연속 우천 취소를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따져볼 때 LG에게는 이틀 연속 순연이 달갑지만은 않다. 1차전 13-4 대승의 분위기가 이틀이나 쉬면서 꺾일 수 있기 때문이다.
LG가 리오단에서 우규민으로, NC가 찰리에서 에릭으로 바꾼 선발 투수의 교체는 양 팀 동일한 조건이라고 볼 수 있다. 우규민보다 리오단이 NC전에 강했고, NC 역시 에릭보다는 찰리가 LG전에 강했기 때문이다.
다만, 두 팀의 큰 차이는 '안방'과 '적지'라는 점이다. 홈에서 휴식을 취하는 NC는 큰 손해가 없다. 하지만 LG는 졸지에 원정길이 길어지고 말았다. 지난 15일 정규시즌 대구 삼성전을 시작으로 17일 사직 롯데전을 거쳐 무려 8일짜리 원정 일정이 짜여진 것.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이 어려워지고 피로가 누적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여전히 1차전을 승리한 LG가 유리한 위치에 있다. LG는 2승만 추가하면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지만, NC는 3경기를 이겨야 한다. 이틀 연속 취소된 준플레이오프 2차전. 과연 어떤 결과로 나타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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