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일본시리즈에서 사상 처음으로 한국인 선수들 간의 맞대결이 펼쳐진다.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4번타자' 이대호(32)와 한신 타이거즈의 '수호신' 오승환(32)이 그 주인공이다.
두 동갑내기 선수들은 나란히 소속팀을 일본시리즈에 진출시키며 팀의 핵심적 역할을 했다. 정규시즌 전 경기에 4번타자로 출전해 타율 3할 19홈런 68타점을 기록하며 맹활약한 이대호는 클라이맥스시리즈 5경기에서도 타율 4할(20타수 8안타)을 기록하는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오승환의 활약은 더욱 빛났다. 정규시즌에서 39세이브(2승4패) 평균자책점 1.76의 기록으로 센트럴리그 구원왕을 차지한 뒤 클라이맥스시리즈에서도 팀이 치른 6경기에 모두 등판, 8.1이닝 동안 2실점하며 4세이브(평균자책점 2.16)를 챙겼다. 2실점은 요미우리와의 마지막 경기 8-2로 크게 앞선 상황에서 등판해 솔로홈런 두 방을 맞고 내준 것으로 승패에 전혀 영향이 없었다. 박빙의 상황에서 등판해서는 철벽 마무리 솜씨를 선보였다. 클라이맥스시리즈 MVP도 오승환의 차지였다.
이대호와 오승환이 일본시리즈에서 맞붙게 되면서 일본 내 한국 선수들에 대한 관심, 주가도 증폭될 전망이다. 이른바 '믿고 쓰는 한국 선수들'이라는 인식이 일본에서 높아지고 있는 것. 마케팅 측면에서도 한국 선수들은 기타 외국인 선수들에 비해 이점이 많은 편이다.
이미 올 시즌 중반부터 있었던 좌완 장원준(롯데)에 대한 일본 내 관심은 닛칸스포츠의 보도로 확인된 바 있다. 일본 스포츠전문지 닛칸스포츠는 지난 18일 오릭스가 장원준 영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고 전했다. 장원준이 오릭스의 좌완 선발 갈증을 풀어줄 적임자라는 것. 장원준은 올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어 해외 이적이 자유로운 상태다.
양현종(KIA) 역시 해외 진출 기회를 엿보고 있어 일본 구단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 양현종은 완전한 FA는 아니지만 구단의 동의 하에 해외 이적은 가능한 상황이다. 이적료가 발생한다는 점이 장원준과는 다르지만, 재정 상태가 좋은 일본 구단들에게는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
장원준과 양현종 외에도 예비 FA들 중 일본에서 관심을 보일 만한 선수는 또 있다. 최대어로 꼽히는 최정(SK)은 이미 일본 구단 스카우트들이 한국을 찾아 지켜본 바가 있고, 안지만과 윤성환(이상 삼성) 역시 군침을 흘릴 만하다. 장원준 등 FA 자격을 얻는 선수들은 이적료 없이 영입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기도 하다.
일본 내 한국 선수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한국 야구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점에서는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반대로 스타급 선수들이 해외로 줄줄이 빠져나갈 경우 한국 프로야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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