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오는 22일 운명의 FA컵 4강전이 펼쳐진다.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는 전북 현대와 성남FC가 일전을 펼치고, 상주 시민운동장에서는 상주 상무와 FC서울이 격돌한다. 단판 승부다. 무승부는 없다. 승리하는 자만이 우승컵을 노릴 수 있는 결승전에 진출할 수 있다.
특히 전북과 성남의 경기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K리그 클래식 독보적 1위를 질주하고 있는 전북은 올 시즌 '더블 우승'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승부사 최강희 전북 감독과 또 다른 승부사 김학범 성남 감독의 지략대결 역시 전북-성남전의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또 남다른 FA컵 '악연'이 두 팀의 만남을 더욱 뜨겁게 만들고 있다. 전북은 2000, 2003, 2005년 3번 FA컵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성남은 1999, 2011년 두 번의 우승을 차지했다.
두 팀의 FA컵 악연은 첫 번째 만남부터 시작됐다. 1997년 FA컵 16강전에서 두 팀이 처음으로 만났고, 천안일화천마라는 이름으로 나섰던 성남이 전북에 3-2 승리를 거뒀다. 치열한 난타전 끝에 천안이 승리를 거머쥔 것이다.
이후 두 팀의 대결은 더욱 치열해졌다. 더 높은 위치에서, 더 뜨거운 무대에서 이들은 운명처럼 만났다. 이 두 팀의 결정적 악연은 각각 첫 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릴 때로 돌아간다.
1999년 천안은 구단 창단 최초로 FA컵 우승을 차지했다. FA컵 우승으로 K리그의 진정한 명가로 재탄생할 수 있었던 천안이었다. 당시 천안의 결승 상대가 바로 전북이었다. 천안은 전북을 3-0으로 완파하고 첫 FA컵 우승의 영광과 환희를 느꼈다.
전북은 이를 갈았다. 그리고 FA컵의 운명은 이 두 팀을 다시 한 번 결승전에서 만나게 만들었다. 그것도 천안이 우승한 바로 다음해인 2000년이었다. 전북은 결승에서 성남(천안에서 구단명 변경)을 만났고, 2-0 완승을 거두며 FA컵 우승컵을 처음으로 들어올렸다.
이번 시즌 이 두 팀이 운명의 4강전에서 다시 만난다. FA컵에서만 4번째 만남이다. 2000년 이후 두 팀이 FA컵에서 만난 적은 없다. 14년 만의 재대결이다. 이번 역시 피할 수 없는 승부를 펼쳐야만 한다. 결승전에서 서로를 한 번씩 무너뜨리며 우승컵을 차지했던 두 팀이, 이번에는 결승전으로 가는 길목에서 운명처럼 만나 승부를 보게 됐다.
전북과 성남의 FA컵 인연이 계속되는 것이다. 웃을 수 있는 팀은 단 한 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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