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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소셜포비아' 배우 변요한, 그가 변했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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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청작 '소셜포비아'와 tvN '미생'에 대한 대화

[권혜림기자] 배우가 캐릭터를 닮아 간다는 말이 꼭 어울린다. 고작 6개월 만에 다시 만난 배우 변요한은 알고 있던 모습과 사뭇 다른 표정으로 해운대를 누비고 있었다. 그는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부문에 초청된 영화 '소셜포비아'(감독 홍석재)의 배우로 부산을 찾았다.

지난 8일 부산 해운대의 한 카페에서 만난 변요한에게선 예기치 못한 사건을 만나 혼란에 빠지는 '소셜포비아'의 주인공 지웅의 얼굴 말고도 현재 촬영 중인 tvN 드라마 '미생'(극본 정윤정/연출 정원석) 속 한석율의 모습이 동시에 엿보였다.

지난 4월 영화 '들개' 개봉을 맞아 이뤄진 인터뷰에서 변요한은 또래 배우들에게서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더없이 진지한 태도로 인터뷰에 임했었다. 장난기라곤 눈을 씻고도 볼 수 없었다. 단지 장편 영화를 통해 본격적으로 영화계에 입성한 신예의 포부만이 반짝였다.

그런데 그가 변했다. 초청작인 '소셜포비아'에 대해 설명할 때는 당시를 떠올리며 무거운 눈빛을 보였지만, 매 질문과 답변의 사이 사이 장난기 어린 사담을 곁들이며 능청스러운 매력을 뿜어냈다. 윤태호 작가의 원작 웹툰 '미생'의 한석율이 실존 인물로 살아난 느낌이었다. 대화를 나눌수록, 전에 알던 변요한이 맞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소셜포비아'는 SNS에서 종종 일어나는 이용자들 간 논쟁 끝에 마녀사냥의 대상이 됐던 여성 민하영의 자살로 시작되는 이야기다. 경찰 시험을 준비하던 지웅(변요한 분)과 용민(이주승 분)은 그저 가볍게 즐겼던 SNS 속 정황으로 이 사건에 휘말린다. 변요한이 평범한 청년 지웅 역을 연기했다.

"'들개' 인터뷰 때는 '소셜포비아' 때문에 살을 조금 찌운 상황이었어요. 일부러 찌우기도 했지만 극 중 노량진에서 공부하는 고시생 역이라 실제로 촬영을 하며 노량진의 취업 준비생들이 먹는 음식들을 자주 먹기도 했어요. 팬케이크도 먹고 고시촌의 뷔페 음식도 먹었죠. 고시생 역인데 '들개' 속 모습처럼 날렵해 보이면 그 몸부림이 잘 나타나지 않을 것 같았어요."

'소셜포비아'가 주목하는 것은 온라인과 현실 속 사건들의 부정적 접합이다. 자극적인 양식의 의사소통이 쉽게 이뤄지는 온라인 세계의 특성 상, 그 안의 사건이 오프라인 세계로 확장되는 순간 예상치 못한 폭발력을 지니기도 한다. 어느 것도 진짜가 아닌 복수의 정체성들이 가상 세계를 떠돌며 만들어내는 사건들. 영화는 그 흐름을 쫓으며 긴장감을 이어간다.

"지웅과 친구들이 SNS에 상대를 비방하는 글을 올리는 일 등에 처음에는 공감을 못했어요. 제 메뉴얼에는 없는 일들이었거든요. 시나리오를 보고 깊숙하게 생각해봤어요. 이 사건을 어떻게 봐야 할지요. 제가 연기한 지웅은 방관자가 아니에요. 이주승과 사건을 두고 대립하는 장면들을 연기했는데, 연기를 하면서도 어느 순간 무섭다는 생각을 했어요. 비슷한 사례의 사건을 찾아보기도 했고 아프리카 BJ 영상 등 감독님이 보여주신 자료들을 보기도 했죠."

전작 영화 '들개'도, 이번 영화제를 통해 선보인 '소셜포비아'도 어두운 색채의 영화다. 변요한은 두 영화에서 의도치 않게 범죄에 휘말리게 된 인물들을 연기했다. 그는 "지금까진 그런 시나리오가 많이 들어왔다"며 "드라마 '미생'을 찍으면서는 제가 밝은 연기를 하면서도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들개'와 '소셜포비아'를 작업할 때 배우 스스로도 가라앉은 성격을 보였다면, '미생'을 촬영 중인 지금의 변요한은 여지없이 밝고 장난기 넘치는 청년이다. 그는 "이 작품이 운명처럼 왔다고 생각한다"며 "대본에 하나 하나 철학이 들어 있어 인생을 돌아보게 되는 작품"이라고 기대를 당부했다.

"그간 어두운 인물들을 연기하며 본의 아니게 가라앉아 살았는데 한석율로는 더 많은 분들에게 다가가고 장난치려 해요. 더 서글서글해지려 하고요. 에너지 자체가 달라졌어요. 현장은 너무 재밌어요. 현장의 선장이 돼 이끌어주시는 이성민 선배님은 말할 것도 없고, (임)시완이도 (강)하늘이도 너무 좋죠. 하늘이와는 개인적으로도 친한데, 저보다 인사를 더 잘한다고 생각되는 사람은 처음 봤어요.(웃음)"

변요한은 연기와 소통을 긴밀한 요소로 여기는 배우다. 연출자와, 동료들과, 자신이 연기할 대본과 소통하는 것이 연기의 출발이라고 믿는 그다. "서른 여섯, 서른 일곱, 더 시간이 지나 중년 배우가 된다면 지금보다 더 소통을 잘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변요한은 이내 다시 진지해졌다.

"배우의 삶은 어떤 결과 없이 과정만 계속되는 것 같아요. 그런 행보 속에서 자신감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자신감이 없다면 연기를 할 수 없겠죠. 더 많은 작품을 하고 싶어요. 액션·코미디·멜로, 어떤 작품을 해도 자신있게 할 수 있다는 걸 약속드릴게요."

조이뉴스24 부산=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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