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지금은 한 명이지만…"
수원 삼성은 최근 제대로 된 국가대표를 한 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지난 9월 베네수엘라-우루과이 A매치 2연전 엔트리에는 브라질월드컵을 다녀온 골키퍼 정성룡이 제외되는 등 자존심 긁히는 상황이 이어졌다.
과거 A대표팀 소집 때마다 수원 소속 선수는 최소 1~2명이 꼭 있었다. 그러나 팀 개편과 성적 저하가 맞물리면서 수원에서 A대표팀 자원은 좀처럼 배출되지 않았다.
그래서 울리 슈틸리케 신임 대표팀 감독의 공식 데뷔전인 10월 파라과이, 코스타리카와 A매치 2연전 대표팀 엔트리에 대한 관심이 클 수밖에 없었다. 수원은 정성룡의 대표팀 재승선과 더불어 새로운 인물 발탁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기대하고 있었다.
슈틸리케 감독이 지난달 방한 중 10일 수원-울산전을 K리그 경기 가운데 가장 먼저 관전했다는 것도 기대감을 키웠다. 당시 수원은 좋은 경기력을 보이며 울산을 2-0으로 물리쳤다.
수원 관계자는 "슈틸리케 감독이 특정 누군가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는 뜬소문을 많이 들어서 다들 침착한 분위기였다. 누가 뽑히더라도 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갖고 있었다"라고 전했다.
마침내 지난달 29일, 10월 A매치 2연전에 출전할 대표팀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한 슈틸리케 감독의 입에서는 수원 소속 선수로 왼쪽 풀백 겸 날개 홍철의 이름을 호명했다. 공격적이면서 날카로운 왼발 킥력을 갖추고 있는 홍철이 대표팀에 선발된 것은 수원에 나름 경사였다. 골키퍼를 제외한 필드플레이어 국가대표 배출이 그동안 너무 뜸했기 때문이다.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슈퍼매치'를 앞두고 수원 서정원 감독은 "홍철이 지난 동계훈련을 정말 열심히 소화했다. 새 대표팀 감독이 오고 나서 대표선수가 배출되니 기분이 좋다"라고 말했다.
팀에서 좀 더 많은 국가대표가 나왔으면 하는 소망이다. 수원은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 골키퍼 노동건이 대표 발탁돼 1경기를 뛰고 병역혜택을 받았다. 앞으로 많은 선수들이 A대표팀 발탁으로 팀 전력에 보탬이 되면서 기량 상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를 바랐다. 서 감독은 "지금은 홍철 한 명이지만 앞으로 더 많은 국가대표가 나왔으면 좋겠다. 수원은 그래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서울전에서 홍철은 왼쪽 풀백으로 선발 출전해 깔끔한 경기력을 보여주며 팀의 1-0 승리를 함께했다. 마침 7일 대표선수들과 정식 대면하는 슈틸리케 감독도 직접 상암구장을 찾아 경기를 관전했다. 서 감독의 대표선수 배출 기대가 향후 얼마나 더 현실로 이뤄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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