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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불운'의 펜싱선수 신아람은 잊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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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아시안게임, 아쉽지만 값진 은메달 획득

[최용재기자] 한국 여자펜싱 대표 신아람(28, 계룡시청)은 '불운의 선수'라 불린다.

지난 2012 런던 올림픽 4강전에서 희대의 오심으로 인해 눈물을 펑펑 흘렸던 신아람이다. 1초의 오심이었다. 1초가 제대로 지나갔으면 결승에 진출할 수 있었다. 너무나 억울했기에 이를 지켜본 국민들도 함께 울었다.

이후 신아람에게는 항상 1초의 오심과 불운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었다. 신아람은 더 이상 1초의 오심, 불운의 선수라는 꼬리표가 붙지 않기를 바랐지만, 신아람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면이었다. 펜싱 선수 신아람 개인적인 가치와 역량보다는 오심의 희생양과 불운의 선수라는 이미지가 더욱 강했던 것이다.

그래서 신아람은 이런 이미지를 깨기 위해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렸다. 더 이상 불운의 선수라 불리기 싫었다. 금메달을 따낸다면 그런 꼬리표를 말끔히 뗄 수 있었다. 펜싱 선수 신아람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고 싶었던 것이다.

금메달을 목표로 나선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신아람은 파죽지세로 결승까지 올랐다. 금메달이 눈앞으로 찾아왔다. 그런데 신아람은 끝내 마지막 관문을 통과하지 못했다. 신아람은 여자 에페 개인 결승전에서 중국의 쑨위지에에게 패배했다. 신아람은 아쉽게 은메달에 머물렀다.

은메달이었지만, 펜싱선수 신아람의 가치와 역량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결승전이었다. 상대 쑨위지에는 세계랭킹 3위, 아시아랭킹 1위의 절대적 강호였다. 신아람은 세계랭킹 13위, 아시아랭킹 3위였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신아람은 쑨위지에에게 상대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경기는 이런 객관적인 전력과는 상관 없었다. 세계랭킹을 가리고 보면 누가 높은 랭킹의 선수인지 모를 정도로 경기는 팽팽했고 치열했다. 3라운드 종료 13초를 남겨놓고 5-5 동점을 만든 신아람의 모습은, 그녀가 세계적인 펜싱선수라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신아람은 경기를 연장전까지 끌고 갔지만 마지막 순간을 버티지 못했다. 연장전에서 종료 21초를 남기고 쑨위지에에게 1점을 내줘 5-6으로 패배했다. 아쉽고 또 아쉬웠다. 더욱 아쉬운 것은 결승 상대를 이미 예상해 철저한 준비를 했지만 끝내 넘지 못했다는 것이다.

지난 8월 태릉 선수촌에서 만난 신아람은 "제일 어려운 선수는 중국 선수다. 권총형 손잡이 선수가 있다. 그 선수를 많이 생각하면서 대비하고 있다. 훈련 때도 비슷한 상황을 생각하고 있다. 쑨위지에다. 상대 전적은 2번 이기고 3번 졌다. 3번 모두 이기고 있다가 졌다"며 쑨위지에를 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알렸다.

그런데도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운명처럼 만난 쑨위지에를 이기지 못했다. 체격 조건이 너무나 차이 났다. 그 격차를 넘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신아람은 이제는 울지 않아도 된다. 금메달은 놓쳤지만 신아람은 아시안게임으로 인해 펜싱선수로서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세계적 강호와 맞붙어도 밀리지 않는 경쟁력을 선보였다.

더 이상 신아람은 불운의 선수, 1초의 오심으로 기억될 선수가 아니다. 신아람은 세계적인 펜싱선수다. 어느 대회를 나가더라도 우승권에서 경쟁할 수 있는, 한국의 자랑스러운 펜싱 선수다.

조이뉴스24 인천=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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