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특유의 정신력과 투혼이 장점인 한국 축구를 다시 깨운 축구대표팀 신태용 코치의 공격 축구였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5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베네수엘라와의 평가전에서 이동국(전북 현대)의 두 골과 이명주(알 아인)의 1골 1도움 활약을 앞세워 3-1로 승리했다.
이날 사실상의 감독대행 역할이었던 신태용 코치는 4-1-2-3의 공격적인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이명주와 이청용(볼턴 원더러스)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돼 원톱 이동국(전북 현대)을 지원하고 기성용(스완지시티)이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홀로 1차 저지선을 형성하는 부담을 떠안았다.
하지만, 생각보다는 나쁘지 않은 경기 내용과 결과였다. 신 코치는 경기 후 "내게도 첫 A매치 데뷔전이었다. 선수들도 월드컵에 다녀와서 첫 평가전이라 심리적인 부담을 갖고 있었다. 하고자 하는 의욕을 주입시켰다. 선수들의 눈빛이 살아있다는 것을 팬들에게 직접적으로 보여줬다"라고 만족스러워했다.
공격적 구성은 상대에 물러서지 않고 제대로 붙어보고 싶었다는 신 감독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기도 하다. 신 감독은 "사실 월드컵 알제리전을 보면서 홍명보 감독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지만 우리가 좀 더 압박을 앞세워 들어갔어도 되지 않았을까 싶었다"라며 "내가 만약 A매치를 치르는 감독이 된다면 압박 축구를 해보고 싶었는데 기회가 왔다. 홈에서 하는 것이니 내려앉지 말고 하자는 것이 승리의 요인이었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물론 한 번 승리로 만족하기는 이르다. 오는 8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이 남아있다. 우루과이는 이날 일본 원정에서 에딘손 카바니(파리 생제르맹)와 아벨 헤르난데스 플라테로(헐시티)의 연속골로 2-0으로 승리하는 등 수준높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그는 "우루과이전도 앞에서 강하게 할 수 있다. 우루과이가 무서운 팀이지만 우리 홈에서 두려움 없이 원하는 플레이를 하도록 주문하겠다. 선수들의 눈빛을 보면서 팀을 구상할 것이다. 100% 똑같지 않을 수 있지만 잘 살피겠다"라고 말했다. 중앙으로 이동했던 이청용의 포지션에 대해서는 "원 위치로 이동시킬 수 있다"라고 예고했다.
손흥민(레버쿠젠)에 대해서는 100% 만족하며 "손흥민은 우리나라에서 쉽게 나오지 않는 선수다. 공격 지향의 드리블과 슈팅이 무섭다. 한국 축구에는 희망이다"라고 칭찬했다.
이날 선임이 공식 발표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을 보좌하는 역할을 맡게 될 신 감독은 "감독님이 한국 선수들을 전혀 모른다고 하셨는데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새로운 감독을 보필하는 것이다. 한국 정서를 잘 모르니 특징을 파악할 수 있는 부분을 확인하겠다. 어떤 스타일인지 모르니 내 직분에 충실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패한 베네수엘라의 노엘 산비센터 감독은 "한국의 빠른 플레이에 수비가 무너졌다. 세트피스로 두 골을 내줬는데 우리 스스로 제어했어야 했다. 균형이 무너져 많이 당황했다"라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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