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무게감 없는 선참? '라이언킹' 이동국(35, 전북 현대)의 축구대표팀 소집 느낌은 생각보다 가벼웠다.
이동국은 2일 축구대표팀이 소집된 경기도 고양시 엠블(MVL) 호텔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6월 이후 1년 3개월 만에 대표팀에 재합류하게 된 이동국은 다소 어색한 듯 어정쩡한 발걸음을 보여주다가도 이내 특유의 여유를 찾았다.
대표팀은 오는 5일 베네수엘라(부천), 8일 우루과이(고양)와의 A매치 2연전을 앞두고 있다. A매치 99경기에 출전한 이동국은 1경기만 더 뛰면 센추리 클럽(A매치 100경기 이상 소화)에 가입한다.
그는 "오랜만에 대표팀에 들어오지만 매번 색다른 느낌이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이번이 100번째 A매치가 될 수 있는데 특별하지는 않다. 99번째 경기와 똑같다"라며 담담하게 센추리클럽 가입을 기다리고 있었다.
대표 복귀는 30대 중반의 나이인 이동국 스스로도 놀라운 상황이다. 그는 "이렇게까지 오래 뛴다고 생각하지 못했다. 앞으로도 준비를 잘 하겠다. (국가대표는) 말 그대로 은퇴하는 순간까지 기다려야 한다. 실력이 되지 않으면 오지 못하는 곳이 국가대표다"라며 태극마크의 소중함과 간절함을 동시에 전했다.
이동국의 대표 선발은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양산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한국 축구의 공격수 부재에 대한 아쉬움이 가장 큰 이슈다. 그는 "(후계자가) 많이 나타나야 한다. 공격수 자리를 외면하고 다른 포지션으로 가는 경우도 많다. 공격수는 비난도 감수할 수 있어야 한다"라며 좋은 공격수는 강심장으로 성장하는 포지션임을 분명히했다.
이번 대표팀에서는 자신이 최선참이라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이동국이다. 그는 "(나이에 상관없이) 똑같은 선수다. 그라운드에서 잘하면 된다. 과거처럼 (선참이) 분위기를 잡고 그러는 것은 옛날 문화다. 내가 먼저 다가가는게 어린 선수들에게도 편안하다"라며 후배들과 격의없이 지내겠다고 말했다.
행운의 선발이 되지 않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겠다는 이동국은 "앞의 두 경기만 생각하겠다. 최강희 감독님도 '네 실력이 100경기를 부른 것'이라고 하셨다. 대표팀은 누구나 들어올 수 있는 자리지만 아무나 올 수는 없다"라며 기회가 주어진 2연전에 충실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흐믓한 미소로 취재진의 다양한 질문에 대답하던 이동국은 "그라운드에서는 나이를 잊을 수 있는 공간이다"라며 오직 실력으로만 보여주겠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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