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라이트로 뛰어도 상관 없다." 남자 프로배구 OK저축은행 러시앤캐시 유니폼을 입은 새 외국인선수 시몬 로버트랜디(쿠바)는 자신감이 넘쳤다.
시몬은 국제배구계에서 센터 랭킹 1, 2위를 다투는 선수다. 쿠바대표팀을 비롯해 지난 시즌까지 뛰었던 이탈리아리그 피아젠차에서도 그는 센터로 뛰었다. 그러나 OK저축은행에서는 다른 포지션인 라이트에서 뛸 가능성이 높다.
시몬은 "라이트로 뛰어본 적이 있다"고 했다. 물론 오래 전 일이다. 하지만 그는 "내게도 흥미로운 도전"이라고 웃었다. 오프시즌 한국행을 결정했을 때 이미 라이트로 뛰게 될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시몬은 이번 오프시즌 이적시장의 블루칩으로 꼽혔다. 그의 진로에 대해 각국 리그에서 많은 관심이 모아졌다. 러시아리그로 옮긴다는 소문도 있었지만 최종 목적지로 한국을 선택했다.
시몬은 "계약조건을 떠나 새로운 도전이 될 한국에서 한 번쯤 뛰어보고 싶었다"고 했다. 쿠바대표팀 시절 월드리그에서 한국과 경기를 치른 적이 있다. 그래서 한국이 아주 낯설지는 않다. 또한 친한 친구인 마이클 산체스(대한항공)도 V리그에서 뛰고 있다.
시몬은 "마이클이 이것 저것 많은 얘기를 해줬다"고 덧붙였다. 그는 마이클 뿐 아니라 레오(삼성화재)도 알고 있다. 마이클만큼 친한 사이는 아니지만 같은 쿠바 선수로 V리그에서 뛴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그러나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다. 시몬은 "코트 밖에서는 서로 연락을 자주 하고 만나기도 하겠지만 코트 안에서는 다를 것"이라며 "정규시즌이 시작되면 마이클, 레오와 맞대결에서 밀리지 않을 자신이 있다. 두 선수보다 더 나은 팀 성적과 개인기록을 보이는 게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시몬은 아직 본격적으로 볼 운동을 시작하진 않았다. 제주도 팀 전지훈련에 참가해 동료들과 체력 훈련과 웨이트 트레이닝 등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김세진 감독은 "제주에 오기 전 몇 차례 공을 때리긴 했다"며 "워낙 기본기가 잘 잡힌 선수라 그런지 라이트쪽 공격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스파이크 자세도 부드럽고 괜찮다"고 기대했다.
김 감독은 시몬의 포지션을 딱히 정해놓진 않았다. 2014-15시즌 개막까지는 이제 두 달이 채 안남았다. 하지만 김 감독은 시몬의 포지션 확정에 대해 여유를 두고 생각할 계획이다.
한편 제주 전지훈련 중인 OK저축은행 선수들은 28일 오전 휴식을 취했다. 전날 한라산 등반으로 쌓인 피로를 풀기 위해서다. 선수들은 이날 오후 숙소 인근에 있는 효돈체육관으로 이동해 이번 전지훈련들어 처음으로 배구공을 만진다. 김 감독은 "정식 연습은 아니다"라며 "가볍게 몸을 푸는 정도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