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최용수 FC서울 감독이 슬픈 승리라고 했다. 승리의 기쁨보다 상대 황선홍 감독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이 더욱 컸던 것이다.
FC서울은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포항 스틸러스와의 경기에서 전후반 및 연장까지 0-0으로 비겼다. 결국 승부차기에서 서울이 3-0으로 승리, 챔피언스리그 4강행을 확정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최용수 감독은 "내가 지금까지 거둔 승리 중에 가장 슬픈 승리다. 황선홍 감독님과 경쟁하면서 내가 발전하는 것을 느낀다"며 승리의 기쁨보다 상대팀 황선홍 감독을 먼저 배려했다.
이어 최 감독은 "포항 한 팀만 생각했다. 아시아 정복에 대한 아쉬움을 풀고자 하는 열망이 결과로 나온 것 같다. 내용보다 결과가 중요한 경기였다. 끝까지 이길 수 있다는 확신과 믿음이 승리의 원동력이다. 우리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4강에 올라갈 가치가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며 승리 소감을 밝혔다.
포항의 승부차기 키커 3명을 내리 막은 골키퍼 유상훈에 대해 최 감독은 "선수, 감독 시절 합쳐도 그런 경우는 본 적이 없다"며 놀라움을 전한 후 "유상훈이 페널티킥에 놀라운 방어능력을 가지고 있다. 중요한 시점에서 기대 이상으로 해 칭찬해주고 싶다. 또 상대 키커 슈팅 방향을 분석해준 코치들에게도 고맙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서울은 챔피언스리그 4강에 오르면서 3개 대회를 계속해서 치르게 됐다. 챔피언스리그와 함께 FA컵에서도 4강에 올라 있다. K리그에서도 초반 부진을 딛고 상위 스플릿 진입을 노리고 있다.
이에 최 감독은 "사람 욕심은 한도 끝도 없다. 우선순위는 내 머릿속에 있다. 일단 K리그 클래식 B그룹에 떨어지는 것은 오점이다. 자신 있게, 과감하게 한두 번 해보니 배짱이 생겼다. 앞으로 우선순위에 따라 믿고 자신 있게 할 것"이라며 3개 대회 어떤 것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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