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두 개의 '절실함'이 정면으로 충돌한다. 어떤 쪽 절실함이 더욱 강할까. 승부는 이것으로 갈릴 수 있다. 더욱 절실한 쪽이 이길 확률이 높다.
27일 저녁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2014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FC서울과 포항 스틸러스의 경기가 펼쳐진다. 두 팀은 지난 1차전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2차전에서 승리하는 팀이 4강에 올라서게 된다.
서울과 포항 모두 절실함으로 뭉쳐 있다. 어떤 팀이 더욱 절실하게 경기에 임하느냐 승부가 걸려 있다. 승리 의지와 간절함이 더욱 큰 팀이 4강에 오를 수 있다. 두 팀 모두 절실하지만 절실함의 내용은 다르다.
서울은 '준우승의 한'을 품고 있다. 서울은 지난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까지 올랐다. 그런데 우승 문턱에서 좌절하고 말았다. 결승에서 중국 광저우 에버그란데를 만나 1차전 홈에서 2-2 무승부, 2차전 원정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서울은 원정 다득점 원칙으로 인해 아쉽게 우승컵을 광저우에 내줘야만 했다.
서울의 '준우승 한'이다. 특히 결승 두 경기에서 한 번도 패배하지 않았다. 서울은 광저우에 지지 않았는데 대회 규정으로 인해 우승하지 못했다. 서울 준우승의 한이 더욱 크고 쓰린 이유다. 올 시즌 서울은 이 깊은 한을 풀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붓고 있다.
최용수 서울 감독 역시 준우승의 한이 가슴에 맺혀 있었다. 8강 2차전을 앞둔 최 감독은 "이제 90분 남았다. 그동안의 과정은 서막에 불과했다. 안방에서 우리가 준비한 모든 것을 쏟아부어 승리라는 결과로 이끌 것이다. 나와 선수들은 지난해 이루지 못한 아시아 정상의 꿈을 가슴속 깊이 간직할 것"이라며 절실한 의지를 드러냈다.
포항의 절실함은 챔피언스리그 우승이 '유일한 목표'라는 데 있다. 포항은 지난 시즌 더블 우승을 달성했다. K리그와 FA컵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그렇기에 올 시즌 포항의 첫 번째 목표는 아시아 무대 정상에 오르는 것, 즉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이다.
지난 시즌 K리그에서 품을 수 있는 우승컵을 모두 품어봤기에 아시아 무대로 뻗어나가야만 하는 절실함이 있다. K리그 최고의 클럽이 아시아에서도 최고의 클럽임을 증명해야 하는 책임감 역시 안고 있다. 포항의 아시아 정복은 그래서 절실하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올 시즌 첫 번째 목표가 챔피언스리그 우승이었다. 계속 전진을 할 것이다. 우리가 가는 길 앞에 누구도 막을 수 없다. 물러설 생각도 없다. 우리가 원하는 목표로 가기 위해서 혼신의 힘을 다 쏟아낼 것"이라며 강렬한 의지를 다졌다.
4강에 올라갈 팀은 한 팀이다. 이제 승부를 가릴 때가 왔다. 어떤 팀이 4강에 오를 지 알 수 없다. 확실한 것은 4강에 올라가는 팀, 그들이 더욱 절실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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