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림기자] 배우 강동원이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에서 함께 호흡한 아역 배우 조성목의 '아빠' 호칭에 화들짝 놀랐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22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의 개봉을 앞둔 배우 강동원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두근두근 내 인생'은 김애란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다. 17세의 나이에 자식을 낳은 어린 부모와 17세를 앞두고 80세의 신체 나이가 된, 세상에서 가장 늙은 아들 아름의 이야기를 그린다. 선천성 조로증을 겪는 아들 아름 역은 아역 배우 조성목이, 철 없는 아빠 대수 역은 강동원이 연기했다.
연기 경험 없는 아역 배우라는 사실이 무색하게, 조성목은 너무 일찍 철이 들어 버린 아름 역을 자연스럽게 소화했다. 매 촬영 마다 5시간 남짓의 분장 시간을 버티는 것도 쉽지 않았을법 한데, 실제로도 아이답지 않은 인내심을 지닌 조성목은 이를 묵묵히 견뎠다.
강동원은 "아역 배우가 5시간을 분장했다는 말만 들었지, 하는 걸 실제로 본 적은 없다"며 "아이는 5시부터 나와서 준비를 했고, 저는 아이의 분장이 끝나기 30분 전 쯤 가서 '안녕? 아유, 고생한다' 하며 분장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밝게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어 "처음에 시나리오를 보고 출연하겠다고 했을 때는 막연히 (조로증에 걸린 아이를)상상만 했다"며 "막연히 외모가 그럴 것이라 생각하고 '잘 되겠지' 했는데 막상 분장한 것을 보니 큰 도전이었다는 생각이 들더라.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조성목의 어른스러움을 칭찬했다.
스크린 속 조성목의 모습은 극 중 설정과 한치 어긋남이 없었다. 조로증에 걸린 소년이 상상을 넘어 실재로 재현됐다. 강동원은 현장에서 고생한 분장 스태프들을 떠올리며 "사람이 하는 일이니 분장 상태는 그날 그날 다르다. 잘 되는 날도 잘 안 되는 날도 있다. 기온인지 습도의 영향인지 모르지만 그 날 분장하시는 분의 컨디션의 차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잘 된 날은 가까이서 봐도 표가 안 난다. 진짜같다고 생각했다"며 "영화에서 클로즈업을 해도 진짜 같을 것 같더라. 리터칭을 거의 안 한 장면들이다"라고 돌이켰다. "저는 카메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가까이서 바로 옆에서 보지 않냐"고도 말했다.
진한 부성애 연기를 가슴 짠하게 소화한 강동원이지만 첫 만남부터 '아빠'라는 호칭으로 자신을 부르는 조성목을 보며 깜짝 놀라기도 했다. 강동원은 "아이와 아빠처럼 지내진 않았나?"라고 묻는 질문에 "처음에 '아빠'라고 부르길래 하지 말라고 했다"고 솔직하게 밝혀 취재진에게 폭소를 안겼다. 그는 "'연기는 연기일 뿐, 현실에서는 형이라고 하자'고 했다. (아빠라는 호칭이) 이상하더라"고 웃으며 말했다.
"편한대로 부르되 '아빠'만 빼자고 했다"고 말을 이어간 강동원은 "(조성목이) 송혜교에게도 '엄마'라고 했는데 송혜교는 아무 말도 안했다. 그런데 제가 '형'으로 하자고 했더니 혜교에게도 '누나'라고 하더라. 제가 관계 정리를 한 셈"이라고 밝혀 특유의 솔직담백한 입담을 뽐냈다.
지난 21일 영화의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정제된 답변들을 내놨던 조성목의 어른스러움은 취재진까지 놀라게 만들었다. 강동원은 "그것 역시 캐스팅 이유 중 하나였을 것"이라며 "감독도 조성목이 어른스럽다고 하더라. 분장 5시간도 견딜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을 것이고, 영화에는 그것이 굉장히 중요했다. 못 버티면 큰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서도 조성목은 아빠 역 강동원보다도 차분한 면모로 촬영에 임했다. 강동원은 "실제로도 저보다 어른스러웠던 것 같다"며 "저는 약간 오히려 철딱서니 없었다. 제 실제 모습이 영화 속 모습과 비슷하다"고 밝게 말했다. 극 중 대수는 아들이 선물로 받은 게임기를 탐내고, 걸그룹에 열광하는 아이같은 아빠다.
"5시간 분장하는 아이가 너무 불쌍해보였다"는 그는 "(하)정우 형이 제게 '군도' 때 '심심할 때 하라'며 게임기를 사준 게 있다. 요즘 제가 게임을 끊었는데, 분장할 때 하라고 그 게임기를 아이에게 줬다"고 촬영 당시를 돌이켰다.
하지만 조성목은 강동원의 예상 속 어린 아이와 달리 게임을 즐기지 않는 소년이었다. 강동원은 "처음에 정우 형이 사준 것에는 야구 게임만 있었다. 야구는 싫어할 것 같아 용산에 게임을 사러 갔었다"며 "너무 재밌어 보이는 게임이 두 개 있어 그걸 사다줬다. 게임이 비싸지 않나. 그래서 제 것은 안 샀었는데 아이가 게임을 안 하길래 영화 속 장면처럼 '그럼 나 좀 해 볼게' 했다"고 밝혀 인터뷰 현장을 웃음 바다로 만들었다. 이어 "너무 재미있었지만 다시 뺏을 수는 없는 일이니 그 세트 그대로 제 것을 다시 샀다"고 덧붙였다.
'두근두근 내 인생'에서 강동원과 부부 호흡을 맞춘 송혜교는 아이돌을 꿈꾸던 과거를 지닌 미라 역을 연기했다. 이성민이 아름을 아끼는 의사로, 백일섭이 아름의 유일한 친구 장씨 역을 연기했다. 이재용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9월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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