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우천 취소 등으로 밀린 잔여 경기가 순위 경쟁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20일 현재 두산이 9개 구단 중 가장 적은 96경기를 소화했고, 넥센이 최다인 103경기를 치렀다. 어느 때보다 4위 싸움이 치열하게 이어지고 있는 시점. "잔여 경기가 가장 많은 두산이 유리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두산 주장 홍성흔의 말이다. 홍성흔은 "상위권 팀과 경기가 많이 남은 게 좋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결정된 후 무리를 안 하기 때문이다. 또 4강에서 떨어진 팀은 내년 시즌 구상을 위해 젊은 선수들 위주로 전력을 꾸릴 수 있고 선수들의 몸 상태를 고려해 무리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면서 "결과론이겠지만, 경기 수가 많이 남은 팀이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산은 선두 삼성과 11차례 맞붙었다. 3위 NC와는 9번 만났다. 상위권 두 팀과 비교적 경기를 적게 치른 것이 남은 일정을 고려하면 두산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넥센과는 이미 16차례 맞붙어 잔여 경기가 없다.
확대 엔트리도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9월 1일부터 확대 엔트리가 적용돼 1군 엔트리가 26명에서 31명으로 늘어난다. 선수 기용 폭이 넓어진 뒤 치르는 경기가 많다는 건 주전들의 피로가 누적된 시점에서 반가운 일이다. 홍성흔은 "9월에는 엔트리가 늘어나기 때문에 선수 활용 폭이 넓어질 수 있다. 우리가 비로 혜택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한다"고 했다.
'경험'도 홍성흔의 주장에 힘을 싣는다. 그는 "우리는 4강 싸움을 많이 해봤다. 우리는 간절한데 상대는 여유가 있다면, 그 정신력 차이가 승패를 좌우한다. 투수들이 안 좋을 때 고맙게도 비가 많이 왔다. 지금이 찬스인 것 같다"면서 주먹을 불끈 쥐어보였다.
잔여 경기 일정과 관련해 송일수 두산 감독은 "9월 14일까지 지금의 컨디션을 유지한다면 상황은 유리할 것 같다"고 역시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그렇다면 어느새 4위 경쟁에 뛰어들 채비를 갖춘 SK 이만수 감독의 생각은 어떨까. 4위 두산과 8위 SK는 2경기 차밖에 되지 않아 치열한 순위 타움이 예상된다.
이 감독은 "잔여 경기가 많으면 유리하다고 하는데, 요즘은 다르다. 1위나 9위나 시즌 막판이라도 경기를 포기하면 질타를 받는다. 남은 경기가 많다고 좋은 건 아니다. 마지막까지 전력을 다하는 분위기다. 내년을 대비한다는 개념은 없어질 것"이라고 남은 경기 수가 순위에 미칠 영향은 적을 것이이라고 분석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