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송일수 두산 베어스 감독은 유독 '합의판정' 덕을 못봤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오심 논란을 줄이고 좀 더 정확한 판정을 위해 올스타 휴식기가 끝난 뒤 재개된 후반기 일정부터 비디오판독 시스템인 '합의판정'을 도입했다.
지난 7월 22일부터 합의판정이 실시된 가운데 두산은 그동안 합의판정에서 재미를 전혀 못보고 있었다. 매번 합의판정을 요청했을 때마다 결과가 좋지 않았다. 송일수 감독이나 팀이 바라던 번복 판정을 받은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그 횟수는 7번에 달했다.
그런데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홈경기에서 송 감독은 마침내 합의판정 덕을 봤다. 상황은 이랬다.
두 팀이 3-3으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던 5회말 두산 공격 2사 1, 3루 상황에서 호르헤 칸투가 롯데 세 번째 투수 이정민이 던진 2구째를 잡아당겼다. 타구는 빗맞아 느리게 롯데 3루수 황재균 쪽으로 갔다. 힘차게 달려온 황재균은 공을 맨손으로 포구한 뒤 곧바로 1루 송구했다. 최초 판정은 아웃이었다.
그러자 두산 벤치에서는 송 감독이 득달같이 나와 합의판정을 요구했다. 타자 주자 칸투도 합의판정을 해야 한다는 제스쳐를 취했다. 스리아웃 선언이 돼 덕아웃으로 들어가려던 롯데 선수들도 그라운드에 남아 합의판정 결과를 기다렸다. 올 시즌 35번째 합의판정이었다.
구심을 비롯한 4심은 중계화면을 확인한 뒤 세이프로 정정 판정했다. 칸투의 타구는 내야 안타가 됐고 3루주자 정수빈의 득점이 인정됐다. 두산이 4-3으로 앞서는 순간이었다.
송 감독은 결과에 만족해하며 덕아웃으로 발걸음을 가볍게 돌렸다. '7전8기' 끝에 성공한 두산의 합의판정 요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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