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LG 트윈스가 '역전의 명수'가 됐다. 무서운 뒷심을 앞세워 4위 자리도 손에 닿을 듯한 거리까지 좁혔다.
최근 LG의 6승이 모두 역전승이다. 처음부터 리드를 잡고 경기를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선취점을 빼앗기고 끌려다니다 결국에는 승리를 만들어낸다. 아군의 사기는 더욱 높아지고, 적군에게는 몇 배의 아픔을 안기고 있는 것이다.
7일 마산 NC전은 패색이 짙은 경기였다. LG가 5회말까지 1-6으로 뒤졌기 때문. 그러나 LG는 6회초 손주인의 3점포로 따라붙더니 7회초 이병규의 투런포로 6-6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8회초에는 상대 실책을 놓치지 않고 대거 3득점, 끝내 9-8로 승리했다.
지난 4일 넥센전에서 2회초 먼저 한 점을 내준 뒤 2회말 4득점, 결국 6-4로 역전승한 것은 최근 LG의 역전승 중 시쳇말로 명함도 못 내밀 수준이다. LG의 역전승은 주로 경기 중후반, 예상치 못한 시점에서 극적으로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1일 넥센전에서는 7회초까지 2-3으로 뒤졌다. 넥센의 불펜 필승조를 떠올리면 역전이 쉽지 않은 상황. 그러나 정성훈이 7회말 넥센 믿을맨 조상우를 상대로 역전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한 점 차 리드를 잘 지킨 LG는 4-3으로 승리했다.
그보다 앞선 지난달 29일 삼성과의 경기에서도 LG는 3-4로 뒤지던 7회초 3점을 뽑으며 역전한 뒤 7회말 곧바로 동점을 내줬지만 8회초 터진 황목치승의 결승타로 7-6 승리를 챙겼다.
7월28일 롯데전 역시 짜릿한 역전승이었다. 상대 선발 옥스프링의 호투에 꽁꽁 묶이며 7회초까지 0-3으로 뒤지던 LG는 7회말 롯데 불펜을 공략하며 대거 5점을 올리는 빅이닝을 만들어냈다. 대타 정의윤이 역전 결승 스리런을 터뜨리며 짜릿함을 더했다.
7월26일 롯데전도 비슷한 패턴. 8회초까지 0-2로 뒤지다 8회말 대거 6득점, 6-2로 롯데를 무너뜨렸다. 역전승은 아니었지만 7월24일 KIA전 승리도 2-2로 맞서던 8회초 4점을 뽑아내 만든 승리였다. 확실히 최근 LG는 경기 후반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다.
경기 후반 역전승이 많아지자 LG 양상문 감독은 "확실히 팀이 강해지고 힘이 생기는 것 같다"며 선수들의 뒷심에 만족감을 내비쳤다. 간판타자 박용택은 이미 7월 초부터 "LG가 강해지고 있는 느낌"이라고 LG의 상승세를 예견하기도 했다.
시즌 초반 최하위에 머물던 약체 LG의 이미지는 지워진 지 오래다. 이제는 경기 후반 더욱 무서워지는 '역전의 명수'라는 이미지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5위까지 올라선 LG는 4위 롯데 자이언츠를 2.5경기 차로 뒤쫓고 있다. 4위 쟁탈전에서 승리하는 것이 LG가 궁극적으로 노리는 역전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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