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SK의 승패 흐름이 흥미롭다. 약 한 달 가까이 '2연승-2연패'를 이어오고 있다. SK 선발진의 현실이 단적으로 드러난 모습이기도 하다.
시작은 지난 7월 10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선발 투수였던 채병용이 6.1이닝 5실점을 기록해 KIA에 5-7로 패했다. SK는 11일 대구 삼성전에서도 4-12로 졌다. 이날 선발 고효준은 3이닝 10실점으로 무너졌다.
연패를 끊은 것은 외국인 투수 밴와트였다. 밴와트는 SK 입단 후 첫 경기였던 12일 삼성전에서 6이닝 5실점(4자책)을 기록하고 팀의 13-10 승리를 이끌었다. 다음 경기 선발은 김광현이었다. SK는 김광현의 7이닝 무실점 호투를 앞세워 4-1로 승리하고 2연승을 달렸다.
연승은 오래가지 않았다. SK는 15일부터 홈에서 한화와 만나 2연패에 빠졌다. 15일 선발이던 박민호가 2이닝 2실점하고 일찍 물러나 패전투수가 됐고, 이튿날에는 채병용이 1.1이닝 6실점으로 부진했다. 2연승으로 달아올랐던 분위기는 2연패로 급격히 가라앉았다.
올스타 브레이크를 보낸 뒤 후반기 들어 SK가 다시 힘을 냈다. 역시 승리의 중심에는 밴와트와 김광현이 있었다. 밴와트는 24일 잠실 두산전에서 6이닝 무실점, 김광현은 26일 문학 넥센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2연승을 이끌었다.
SK는 이후 또 2연패를 당했다. 27일 넥센전부터 고효준과 김대유가 잇따라 선발 등판했으나 패배를 막지 못했다. 마운드가 붕괴된 SK는 이틀 동안 20점이나 내주고 말았다.
SK는 8월 1일부터 NC와 만나 다시 2연승을 달렸다. 이번에도 밴와트와 김광현의 활약 덕분이었다. 1일 밴와트가 5이닝 3실점, 2일 김광현이 7이닝 1실점(비자책)을 기록하면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상승세는 또 곧 끊겼다. SK는 5일 목동 넥센전에서 3-8로 졌다. 선발 투수였던 김대유가 4.2이닝 5실점을 기록했고, 이어 등판한 박민호(2.1이닝 1실점), 이상백(1이닝 2실점)이 나란히 실점을 허용했다.
SK 마운드의 고민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밴와트와 김광현 외에는 믿고 맡길 선발 투수가 없는 게 현실이다. SK는 최근 2연승과 2연패를 반복하면서 8위에 묶여 있다. 나머지 투수들의 활약이 크게 뒤처져 연승을 이어가지 못했다. '레이예스의 대체 선수로 영입한 밴와트마저 부진했다면?' SK로서는 생각하기 싫은 가정이다.
윤희상이 부상을 당했고, 울프마저 마무리로 보직을 바꿔 SK 선발진이 휑해졌다. 그렇다고 뚜렷한 대안은 보이지 않았다. 채병용은 6승 9패 평균자책점 6.09에 그쳤고, 고효준은 1승 5패 평균자책점 11.46을 기록하고 2군으로 내려갔다.
5선발은 여전히 묘연하다. 이만수 감독은 김대유의 선발 등판에 앞서 "김대유 뒤에 박민호가 나선다. 선발 투수 둘이 해결할 수 있도록 붙여놨다"면서 "둘 중 잘 던진 선수에게 다음 기회가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만족스러운 성과는 없었다. SK의 마운드 고민은 시즌 내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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