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전 '2연승' 최용수 감독, 아직 배가 고프다

[최용재기자] 최용수 FC서울 감독은 수원 블루윙즈에 '한'이 있었다.

최 감독이 서울 지휘봉을 잡은 후 수원만 만나면 기를 펴지 못했기 때문이다. 수원전 5연패를 당했다. 그리고 7경기 연속 무승(2무5패)을 이어가기도 했다. 2012년 압도적인 우승을 일궈낸 서울이지만 수원을 잡지 못한 채 얻은 우승이라 아쉬움을 남겼다.

최 감독은 수원전에서 승리하지 못하며 많은 비난에 시달렸고, 분노한 서울 팬들에게 가로막혀 구단 버스에 갇히기도 했다. 수원만 만나면 작아졌던 서울과 최 감독이었다. 감독 인생의 가장 큰 '오점'이었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가 바뀌었다. 감독 부임 후 처음으로 지난해 8월 수원에 첫 승을 거뒀다. 10월에 열린 다음 경기에서는 졌지만 11월 수원전에서 다시 승리했다. 올 시즌 첫 대결이었던 4월 슈퍼매치에서도 서울은 승리했다. 수원 원정경기였는데도 승점 3점을 챙겼다.

수원전 2연승을 달리고 있는 최 감독. 수원에 대한 두려움은 잊은 지 오래다. 그리고 자신감을 앞세워 지속적인 수원전 승리를 노리고 있다. 그동안 수원에 진 '빚'이 있기 때문이다. 수원으로부터 받은 고통과 한이 아직 다 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원전 연승만이 그 한을 풀 수 있다. 2연승을 거두고 있지만 최 감독의 배가 여전히 고픈 이유다.

서울은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K리그 클래식 15라운드 수원전을 펼친다. 최 감독은 수원전에 앞서 지난 고통을 다시 떠올렸다. 그 한을 꺼집어내 가슴에 품고 수원전에 나서겠다는 의지다.

최 감독은 "윤성효 감독님이 계셨을 때는 내가 경험이 부족했다. 큰 경기에서 선수들을 이끌고 진두지휘 해본 적이 없었다. 나의 젊음과 열정, 혈기, 패기가 방향성을 많이 잃었다. 수원전 후에 버스에 갇힌 경험도 있다. 또 비난이 쏟아졌다. 이런 것들이 나를 더 강하게 만들었다"고 수원전으로 인해 어려웠던 시절을 회상했다.

그래서 다시는 그런 장면을 만들지 않겠다고 자신했다. 최 감독은 "개인적으로 지금껏 수원에 당한 패배를 앞으로 계속 빚을 갚아줘야 한다. 수원전 패배는 내 경력의 오점이 될 수 있다. 수원에 이기는 방법을 알아가고 있다"며 수원에 갚을 빚이 아직 남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