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2014 브라질 월드컵 H조 조편성이 확정된 후, 한국은 '쾌재'를 불렀다.
비교적 무난한 조에 편성됐다고 평가했기 때문이다. 절대적인 강호가 아닌 톱시드 벨기에, 한 번 해볼 만한 상대 러시아가 같은 조에 편성됐다. 그리고 쾌재를 불렀던 가장 큰 이유, 아프리카의 알제리 때문이었다.
월드컵 역사에서 알제리를 떠올리기는 힘들다. 그리고 아프리카에서도 그렇게 강호로 평가 받지 못하는 알제리였다. 따라서 한국은 알제리를 1승 제물로 받아들였다. 알제리전 승리를 발판으로 16강에 오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외신들도 H조에서 알제리를 최약체로 꼽았다.
물론 겉으로 드러난 지표, 객관적 전력, 월드컵에서의 위상 등 H조에서 한국이 가장 확실하게 승리할 수 있는 팀은 분명 알제리다. 하지만 홍명보호가 지나온 과정들을 돌아보면 알제리는 오히려 가장 '강한 적'일 수 있다. 홍명보호 입장에서는 알제리가 가장 껄끄러운 상대일 수밖에 없다. 알제리를 1승 제물로 만만히 볼 수도, 쉽게 여길 수도, 여유를 부릴 수도 없다.
홍명보호가 갖고 있는 아프리카 팀과의 '악연' 때문이다. 홍명보의 아이들은 유독 아프리카 팀들만 만나면 제힘을 내지 못했다. 홍명보의 아이들이 출격한 국제대회에서 아프리카에 발목이 잡히며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지 못한 경험이 있다. 홍명보호는 국제대회에서 유럽, 남미, 북중미, 아시아 모든 대륙의 팀을 이겨봤지만, 아프리카 팀에만 승리하지 못했다.
홍명보호의 출발, 2009 이집트 U-20 월드컵이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끈 한국 U-20 대표팀은 조별예선 1차전에서 카메룬에 0-2로 패배하며 불안한 출발을 했다. 하지만 분위기를 반전하며 승승장구했고 8강까지 올라섰다. 하지만 4강 진출에는 실패했다. 8강전에서 가나에 2-3으로 패배했기 때문이다.
2012 런던 올림픽에서도 홍명보호는 조별예선 3차전에서 가봉을 만났고, 승리하지 못했다. 0-0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A대표팀 홍명보호 역시 아프리카와의 악연이 이어지고 있다. 월드컵 출정식에서 튀니지에 0-1로 패배했고, 대회 직전 마지막 평가전에서 가나에 0-4로 대패했다. 홍명보호 최대 위기였다. 홍명보 감독이 아프리카 팀에 승리를 거뒀던 적은 단 한 번, 지난해 10월 말리와의 친선경기에서 3-1로 승리한 것이 유일하다.
홍명보호는 다시 한 번 국제대회에서 아프리카 팀을 만난다. 한국은 23일 새벽(한국시간)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리 에스타디오 베이라히우에서 열리는 2014 브라질 월드컵 H조 조별예선 2차전에서 아프리카팀 알제리를 상대한다.
홍명보호는 이번 알제리전을 통해 반드시 아프리카와의 '악연'을 깨야 한다. 이번 대회 첫 승을 신고해야 한다. 그래야만 한국의 16강 진출 가능성도 높아진다. 국민들에게 환희와 감동을 선사하면서 홍명보 감독에 대한 신뢰도 100% 찾을 수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월드컵에 나섰던 선배들이 아프리카에는 단 한 번도 패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한국은 토고에 2-1 승리를 거뒀다. 한국의 월드컵 원정 첫 승의 제물이 바로 아프리카 팀이었다. 그리고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나이지리아와 2-2 무승부를 거뒀다. 나이지리아와 비기며 한국은 16강에 오를 수 있었다. 한국은 월드컵에서 아프리카 팀을 만나 2전 1승1무로 패배하지 않았다.
알제리와의 역대 전적에서도 한국은 한 번 싸워 승리해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 1985년 12월 멕시코 4개국 친선대회에서 만난 알제리를 2-0으로 무너뜨렸다.
홍명보호는 한국의 월드컵 대표팀이다. 한국 대표팀은 월드컵에서 아프리카에 단 한 번도 패배하지 않았다. 홍명보호 역시 월드컵 대표팀이기에, 그 역사를 계승해야 한다. 알제리와의 연승 행진도 이어져야 한다.
홍명보호가 아프리카 팀과 악연을 끊으면 그만큼 한국의 16강 진출 가까이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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