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해결사' 이승엽(37, 삼성)은 죽지 않았다.
이승엽의 홈런포가 연일 폭발하고 있다. 18일 SK전에서는 9-9로 맞서던 연장 10회초, 진해수를 상대로 결승 솔로 아치를 그려내며 10-9 승리를 이끌었다. 올 시즌 벌써 14호 홈런. 지난해 때려낸 홈런 숫자(13개)를 이미 뛰어넘었다.
영양가가 만점이다. 이승엽의 홈런은 꼭 필요한 순간 터진다. 홈런 숫자는 많이 줄었지만 해결사로서의 면모는 전성기 시절 못지않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이승엽이 포진하는 6번 타순을 가리켜 "가장 무서운 폭탄 타순"이라며 함박웃음을 짓는다.
시즌 14개의 홈런 중 팀 승리를 부른 결승포만 5방이다. 동점포도 2방. 11개의 홈런이 3점 차 이내의 박빙 상황에서 터져나왔다. 무엇보다 이승엽의 홈런은 팀 승리를 보장한다는 엄청난 가치가 담겨 있다. 이승엽이 홈런을 때린 11경기에서 삼성은 9승1무1패를 기록 중이다.
1호 홈런을 친 4월5일 롯데전에서 4-6으로 패한 이후로는 9연승이다. 이승엽이 홈런을 친 경기는 삼성이 승리한다고 보면 된다. 삼성이 이기는 경기에서 이승엽이 홈런을 치는 것이 아니다. 이승엽이 홈런을 쳐서 삼성이 이긴다고 하는 쪽이 정확하다.
드라마틱한 장면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월28일 잠실 LG전에서는 2-4로 뒤지며 패색이 짙던 8회초, 그것도 LG의 마무리 봉중근을 상대로 역전 3점포를 쏘아올렸다. 결국 삼성은 7-4로 역전승을 거뒀다. 18일 SK전에서도 임창용이 9회말 블론세이브를 범하며 침체된 분위기 속에서 연장 10회초 결승포를 터뜨렸다.
몰아치기까지 나오고 있다. 17일 SK전에서는 프로 데뷔 첫 한 경기 3연타석 홈런을 기록했다. 이어 18일 홈런까지, 2경기에서 4개의 홈런포를 몰아서 때려냈다. 5월에도 이승엽은 5월21일 롯데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신고한 뒤 5월22일 다시 결승포를 쏘아올리며 이틀 연속 홈런포를 가동했다.
통산 400홈런에 대한 전망도 밝아지고 있다. 올 시즌 14호 홈런으로 이승엽의 통산 홈런 수는 372개가 됐다. 지금의 추세라면 내년 시즌 초반 달성할 수 있는 기록이다. 한일 통산 홈런 숫자 역시 531개(한국 372+일본 159)로 600개를 채우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아 보인다.
◆이승엽 홈런 일지(1호~14호)
4월5일 롯데전 1호(0-4→2-4 2점) / 4-6 패
4월18일 NC전 2호(2-2→5-2 결승 3점) / 9-3 승
4월24일 LG전 3호(1-2→2-2 동점 1점) / 9-8 승
5월15일 한화전 4호(0-1→2-1 역전 2점) / 3-3 무
5월21일 롯데전 5호, 6호(1-3→2-3 1점, 3-4→6-4 결승 3점) / 7-5 승
5월22일 롯데전 7호(2-2→3-2 결승 1점) / 6-5 승
5월25일 넥센전 8호(10-0→13-0 3점) / 18-2 승
5월28일 LG전 9호(2-4→5-4 결승 3점) / 7-4 승
6월4일 KIA전 10호(5-0→6-0 1점) / 14-5 승
6월17일 SK전 11, 12, 13호(0-4→1-4 1점, 3-4→4-4 동점 1점, 5-4→7-4 2점) / 12-5 승
6월18일 SK전 14호 (9-9→10-9 결승 1점) / 10-9 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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