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2014 브라질월드컵의 성패는 수비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세계 축구의 경향을 봐도 짧고 빠른 패스로 상대의 공간을 깼던 FC바르셀로나(스페인)의 시대가 저물고 강력한 수비와 상대의 압박을 탈압박으로 이겨내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같은 팀이 좋은 결과를 얻어가는 흐름으로 변해가고 있다.
브라질월드컵을 준비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미국 마이애미 전지훈련에 함께하고 있는 대한축구협회 황보관 기술위원장은 "아마 몇몇 공격이 좋은 팀을 제외하면 모두 수비적으로 나선 뒤 승부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서 수비가 중요하다"라며 이번 월드컵에서의 예상되는 경향을 나름 분석해 전했다.
홍명보 감독도 역시 수비 조직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1일 오후와 2일 오전(이하 한국시간)에 걸쳐 마이애미 세인트 토마스 대학에서 치른 두 번의 훈련에서도 모든 중심에는 수비가 있었다.
1일 오후 훈련이 기본 체력을 유지하면서 정확한 패스를 통한 볼 간수와 흐름 유지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2일 오전 훈련에서는 공간과 간격 유지에 공을 들였다.
오전 훈련의 시작도 윤석영(퀸즈 파크 레인저스)-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곽태휘(알 힐랄)-이용(울산 현대)으로 구성된 수비 A조와 박주호(마인츠05)-박종우(광저우 부리)-황석호(산프레체 히로시마)-김창수(가시와 레이솔)의 B조로 나눠 공격진들을 상대했다.
이들은 각각 세 차례씩 공격진을 막는 연습을 했다. 좌우 측면에 이청용(볼턴 원더러스), 손흥민(레버쿠젠) 등 스피드와 패싱력이 좋은 이들이 끊임없이 침투를 시도하다보니 훈련 효과도 괜찮았다.
이도 부족하다고 생각한 홍 감독은 "상대의 흐름을 읽고 움직여"라고 소리친 뒤 중앙 수비 앞에 각각 기성용(스완지시티)-한국영(가시와 레이솔)과 김보경(카디프시티)-하대성(베이징 궈안)을 배치했다. 측면이 무너지지 않도록 미드필더가 1차 저지선을 형성해 상대를 압박하기 위한 의도였다.
중앙이 견고하니 측면에서의 오버래핑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이용과 윤석영이 적극적으로 공격 진영으로 올라오면서 중앙에서의 마무리도 깔끔하게 이뤄졌다.
홍명보호는 출범 후 중앙에서 수비 사이의 공간이 종종 무너지면서 상대에 위협적인 장면을 허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달 28일 튀니지와의 평가전에서 실점한 것도 중앙에서 압박이 헐거워지면서 오른쪽 측면이 와르르 붕괴된 결과였다.
이용은 "수비를 잘해야 월드컵에 가서도 희망을 볼 수 있다. 많이 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계속 연습을 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라며 수비 조직 강화 훈련이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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