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이 2014 브라질월드컵 본선을 대비하기 위해 1차 전지훈련지로 택한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는 고온 다습한 기후다. 러시아와 월드컵 1차전을 갖는 브라질 쿠이아바와 기후가 유사하다는 평가다.
쿠이아바의 6월 평균 기온은 31~32도 사이다. 경기 시간이 현지 시간으로 저녁 7시라는 점을 고려해도 상당한 고온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팀이 전훈 캠프를 차린 마이애미가 최적의 전지훈련지로 평가받는 이유다.
마이애미의 무더위는 홍명보호가 입성한 지난달 30일부터 위력을 떨치기 시작했다. 홍명보호가 입성 후 처음으로 하루 두 차례 훈련을 시작한 1일 오후(한국시간), 마이애미 현지 시각은 1일 오전 9시였다. 그런데 이미 기온이 영상 27도로 푹푹 찌는 느낌이었다.
이날 마이애미 최고 기온은 32도였다. 마이애미 기상청은 2일에는 최고 온도를 33도로 예측했다.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지만 지나가는 스콜 형태일 가능성이 커 무더위를 식히는데 큰 도움은 되지 않는다. 그야말로 습한 더위에 정신을 차리기 힘든 여건이다. 건물 창문에 손을 가져다대면 복사열로 금방이라도 유리가 깨질 것처럼 뜨겁다.
시차 적응에도 정신을 집중하기 어려운데 더위까지 괴롭히니 대표선수들은 정상적인 컨디션을 만들기가 더욱 어렵다. 브라질 베이스캠프인 포즈 두 이과수에 입성하는 11일까지 고온 다습한 마이애미 기후에 적응하며 컨디션을 100%로 만들어야 한다는 과제가 쉽지 않은 이유다.
당연히 시원함이 간절할 수밖에 없다. 홍명보호가 머물고 있는 턴베리 아일 리조트는 냉방 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에어컨을 사용해 더위를 물리치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선수들 대부분은 에어컨을 멀리하고 있다. 냉방의 유혹에 사로잡힐 경우 감기라는 큰 적을 만날 수 있어 그렇다. 입때껏 모든 국제 대회를 앞두고 숙소의 에어컨은 가장 큰 적으로 꼽혔다. 괜히 에어컨의 유혹에 빠졌다가 감기에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선수들은 숙소에서는 긴 옷을 입으며 찬 바람 쐬는 것을 차단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물론 마냥 더위에 땀으로 버틸 수는 없는 일이다. 훈련장을 오가는 버스에서는 에어컨 바람의 세기를 낮춰 버티고 있고 훈련 중에는 최대한 물을 많이 마시면서 갈증 해소를 하고 있다.
취침 1시간 전 정도에 약한 강도로 에어컨을 가동해 실내 공기를 식힌 후 잠을 청하고 있다. 다행히 훈련장인 세인트 토마스 대학과 숙소간의 이동거리가 20여분으로 짧은 것은 도움이 되고 있다.
대표팀 관계자는 "에어컨을 쐬다가 감기에 걸리면 본선 준비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선수들 스스로도 잘 알고 있어서 수영을 한다든가 얼음을 몸에 대면서 열을 떨어트리는 방식으로 버티고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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