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4번 타자-포수'가 오래간만에 등장했다.
SK 이재원이 수위타자 자리를 꾸준히 지키고 있다. 41경기를 치르는 동안 4할2푼6리의 고타율에 5홈런 33타점을 기록했다. 출루율은 4할6푼3리로 2위, 장타율은 6할4푼5리로 3위에 올라있다. "당분간은 성적이 크게 떨어질 것 같지 않다"는 게 이재원의 설명이다.
그러나 미세한 변화는 시작됐다. 4월 21경기에서 타율 4할6푼(63타수 29안타) 16타점을 기록했던 이재원은 5월 들어 19경기를 치르면서 타율 3할9푼2리(74타수 29안타) 17타점을 기록했다. 병살은 4월 1개에서 5월 4개로 늘었다. 눈에 띄는 내림세는 아니지만 차이가 느껴진다.
4할은 '꿈의 타율'이라 불린다. 그만큼 달성하기 어려운 성적이다. 그러나 이재원은 시즌의 3분의 1을 소화한 시점까지 타율 4할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이만수 감독은 "언젠가는 이재원의 타율이 내려갈 것"이라면서 "그 시기를 최대한 늦추고 싶다"고 말했다. 이재원 역시 최근의 타격감 유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피할 수 없는 숙제는 남아있다. 이재원의 수비 문제다. 이재원은 지난 16일 대전 한화전에서 3번 타자 포수로 선발 출장했다. 이후 9경기 중 8차례 선발 포수로 나섰다. 3번 타자로 나섰던 이재원은 최근 5경기에서는 연속해서 4번 타자로 출장 중이다.
리그에서 타율이 가장 높은 타자를 4번에 배치하는 것은 당연한 선택이다. 이만수 감독은 "이재원보다 잘 치는 타자는 없다. 당연히 4번을 쳐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재원의 포지션이 포수라는 점이다. 기온이 올라갈수록 체력 저하는 눈에 띄게 심해진다. 이재원은 "타석이 자주 돌아오기는 한다. 덕아웃에서 경기를 복기할 새도 없이 다시 나가야 하는 느낌"이라면서 웃었다. 이어 "체력관리를 잘하고 있다. 상무에서 2년 동안 포수로 뛰어봤기 때문에 큰 무리는 없다"고 말했다.
이재원이 주전 포수로 당당히 발돋움할 기회이기도 하다. 이재원의 도루 저지율은 3할3푼3리로 준수한 수준이다. 40경기 이상을 소화한 포수 중 강민호(3할9푼3리)에 이은 2위다. 수비 능력도 수준급이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다. SK 투수들은 이재원과 배터리로 호흡을 맞출 때 고개를 흔드는 경우가 잦았다. 현대 야구에서 포수는 탁월한 투수 리드 능력과 경기를 읽는 눈이 필요하다. 과거 포수와 직접적인 비교가 어려운 이유다.
이재원은 타격과 수비가 '어느 정도 균형이 맞는' 수준이 아니다. 4할 타율의 대기록에 근접한 유일한 선수다. 포수와 4번 타자의 병행으로 타율 저하의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이에 이만수 감독은 "타율 4할이 계속 이어질 수는 없다. 타율 하락이 포수 수비를 보기 때문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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