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9번. 결코 쉬어가는 타순이 아니다. 적어도 류현진(27, LA 다저스)에게 있어서는 공포의 대상이다.
류현진의 9번타자 징크스가 이어졌다. 류현진은 22일(이하 한국시간) 뉴욕 메츠와의 경기에서 5회말 상대 투수인 제이콥 디그롬에게 중전안타를 내줬다. 다행히 후속 타자를 상대로 병살타를 유도해내며 실점과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날 류현진은 6이닝 9피안타 9탈삼진 2실점 호투를 펼쳤다. 지난 4월28일 콜로라도전 이후 견갑골 부상으로 휴식을 취해오다 24일만에 치르는 복귀전이었다. 6회말 2사 후 에릭 캠벨에게 허용한 투런포가 아쉬웠을 뿐, 전체적으로 류현진은 선발로서 제 몫을 해내며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렀다.
홈런 허용 외에 한 가지 더 아쉬운 대목을 꼽자면 5회말 상대 선발투수 디그롬에게 맞은 중전안타다. 류현진은 선두타자로 나선 디그롬에게 시속 93마일(약 150㎞)짜리 빠른공을 던지다 안타를 내줬다. 다음 타자를 병살타로 잡아내며 불을 껐지만 자칫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선두타자 출루였다.
올 시즌 류현진은 유독 상대 투수들이 들어서는 9번타순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타순별 타율에서 9번이 가장 높다. 이날 성적을 포함, 류현진은 올 시즌 9번타자들을 상대로 4할6푼7리(15타수 7안타)의 피안타율을 기록 중이다. 출루율은 5할에 이른다. 상대 9번타자가 두 번 중 한 번은 반드시 1루를 밟게 한다는 뜻이다.
오히려 가장 잘 치는 타자라고 할 수 있는 3번타자(0.142), 4번타자(0.105) 상대 피안타율은 1할대에 그친다. 중심타선을 상대로 전력피칭을 한 뒤 하위타선, 특히 상대 투수가 등장하는 9번타자를 마주하게 되면 다소 집중력이 흐트러진다고 해석할 수 있다. 류현진은 한국에서 뛰던 시절부터 하위타선을 상대할 때는 힘을 아끼는 피칭을 한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날은 실점과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9번타자를 상대로 안타를 계속 맞는다는 것은 기분 좋지 않은 징크스다. 약한 상대일수록 확실히 제압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또한 지난 경기까지는 투수들에게 허용한 안타가 빌미가 돼 실점하는 경우도 많았다.
타순별 피안타율을 놓고 보면 강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게 약한 류현진이다. 상대 투수에게 안타를 내준 경기에서는 반드시 실점한다는 징크스도 이어지고 있다. 류현진과 상대 9번타자의 대결이 또 하나의 볼거리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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