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화기자] 신선함에 목말라 있는 충무로에 시선을 끄는 신인이 나타났다. 영화 '인간중독'의 언론시사회가 열린 후 일제히 쏟아진 기사는 이색적인 현상이었다. 임지연이라는 신인배우에게 쏠리는 관심과 호기심은 그 어느때보다 뜨겁다. 청순과 관능의 두 가지 얼굴로 오묘한 눈빛과 비밀스러운 매력으로 단박에 관객의 눈도장을 받은 임지연. 과연 상업영화 데뷔작으로 관객을 중독시킬 수 있을까.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반인 임지연은 올해 스물다섯살의 연기 새내기다. 단편과 독립영화로 연기력을 닦아 왔지만 대중들에게는 '인간중독'으로 첫 선을 보인다. 송승헌이라는 톱스타와 스타감독 김대우의 눈을 사로잡은 이 신인의 매력은 무엇일까. 영화를 보면 김대우 감독이 원한 '종가흔'의 얼굴이 임지연을 통해 형상화되면서 흔치 않는 분위기에 끌리게 된다.
한 학번 후배인 김고은의 '은교'를 보며 '멋있다'라는 감탄을 했다는 임지연은 '인간중독'에서 노출보다는 종가흔이라는 캐릭터를 잘 표현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더 컸다고 한다.
"제2의 은교라는 수식어는 감사하죠. 하지만 '은교'나 '색,계'와는 다른 점이 많은 것 같아요."
"제가 캐스팅됐다는 얘길 들었을 때는 정말 꿈같았어요. 내일이라도 취소될 것 같은 불안감에 시달리기도 했고요. 노출은 분명 부담이었지만 그보다는 김대우 감독님의 전작에서 봤던 여배우들의 환상적인 모습에 대한 믿음, 잘 찍어주실 거라는 신뢰가 있었어요."
종가흔이라는 여자를 누구보다 잘 표현하고 싶었다는 그는 영화 속 주인공의 감정에 빠져 농밀한 멜로물을 만들어냈다. 여배우로서는 부담이었을 과감한 노출 신에 대해서도 "영화에 필요했던 장면"이라서 스스럼 없이 말했다.
"부모님이 영화를 보시는 날은 정신이 하나도 없었어요. 어머니가 김대우 감독님 작품을 워낙 좋아하셔서 시작 전부터 많이 응원해주시긴 했지만 그래도 영화를 보여드리기 전에는 긴장이 되더라고요. 영화를 보는 내내 어머니가 많이 우셨어요. '자랑스럽고 장하다'고 칭찬해주셨죠. 너무 뿌듯했어요."
신비롭고 비밀스러운 종가흔과 달리 실제 임지연은 털털하고 소탈한 성격이라고. 영화와는 정말 다른 임지연을 아는 지인들은 영화를 본 뒤 '말도 안된다', '다른 사람같다'라며 놀란다고 한다. 그리고 친구들과 지인들의 그런 반응에 임지연은 만족스러움을 전했다.
평소 액티브한 운동을 즐기는 편이라 영화를 앞두고 특별히 몸매 관리는 하지 않았다고 한다. 슬림한 몸매를 가진 임지연은 "등산을 좋아하고 늘 새로운 운동을 찾아다닌다"며 "움직이는 걸 좋아하지만 그래도 영화에 노출이 있다보니 조금 덜 먹으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톱스타 송승헌과의 농밀한 호흡에 대해서도 임지연은 재미있는 소감을 밝혔다. 처음 송승헌을 봤을 때 너무 잘 생겨서 깜짝 놀랐다고.
"어릴 때 '남자셋 여자셋'이라는 시트콤부터 '여름향기'나 '남자가 사랑할 때'같은 멜로까지 다 봤었어요. 그런 분과 같이 한다는 얘길 들었을 때 너무 설렜죠. 하지만 너무 예쁘게 생긴 분이라 부담도 됐어요. 실물을 보고 너무 잘생겨서 깜짝 놀랐는데, 그렇게 오래 서로 연기를 했는데도 시간이 지나 다시 만나면 다시 깜짝 놀라곤 해요. 볼 때마다 너무 잘 생겨서 놀라운 외모랄까. 제 생각에는 우리나라 남자배우 중 외모 1위는 송승헌씨인 것 같아요."
현장에서도 한참 어린 후배인 자신에게 친절을 베풀고 배려를 아끼지 않아 편하게 촬영했다는 임지연. 덕분에 베드 신도 어렵지 않게 부담 없이 촬영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촬영 내내 종가흔이 돼 일기를 적으며 캐릭터에 몰입했다는 그는 "연기적으로는 아쉬운 부분이 많다"며 "혹평이라도 실망하지 않고 앞으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단단한 각오를 밝혔다.
노출에 시선이 많이 가 있지만 앞으로 보여줄 모습이 더 많다는 욕심많은 신인배우 임지연. 앞으로 더욱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고 발전하는 배우의 길을 걷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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